2일 개막한 ‘미주한인 정치인 컨퍼런스’는 특히 ‘한인정계 진출, 정치역량의 조직적 뒷받침’이란 슬로건에 눈길이 간다. 시기적으로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지난달 21일 ‘신의 조직’이라 불리는 에이팩(AIPAC: 미국 유태인들의 풀뿌리 시민로비단체)의 연례총회가 워싱턴 D.C.에서 열렸다. 미국 내 유태인들이 이스라엘 내각(총리 포함)과 미국의 내각(대통령 포함)을 한자리에 앉힌다. 미국 연방의원들 거의 전부를 불러 모은다.
그리고 철저하게 미국의 시민, 납세자 입장에서 현안을 주장한다. 모든 이슈를 미국의 국익논리에 입각해서 다루자고 주장한다(소수계의 집단적 정치력이 어떻게 힘을 발휘하는 지를 배우려고 필자는 10년째 에이팩의 회원이다).
올해의 컨퍼런스는 개회직전 불거진 네탄야후 총리와 오바마 대통령 간의 불협화음으로 더욱더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양국가의 정상을 대회장에 차례로 불러서 틀어진 관계를 화해, 조정시키는 이 시민조직의 리더십에 감탄을 하기도 했다.
유태계 연방의원은 거의 40여명 된다. 유태계 인구수에 비해서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유리할 것이 없다고 이들은 이것을 절대로 자랑하지 않는다.
한인 정치인과 비교해보면 유태인 정치인들은 자기 커뮤니티의 현안을 알고 선출직에 도전해 정치인으로 입문을 하는 반면 한인 정치인들은 대개 개별적으로 선출직에 들어가고서 한인 커뮤니티를 노크한다는 것이 좀 다르다. 한인정치인 배출을 위한 커뮤니티의 지지와 지원이 다소 미약한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결론적으로 유태계의 선출직 진출은 커뮤니티로부터 출발한다.
지난 3월초, 전국민주당위원회(DNC)의 아시안 코커스 의장인 마이크 혼다 의원이 급하게 뉴욕을 방문했다. 그의 지역구는 캘리포니아, 산호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에 그가 뉴욕을 방문한 것은 2012년 연방하원 선거 때문이었다.
평소 혼다 의원은 필자에게 “아시안 연방의원을 배로 늘려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강조하곤 했다. 현재 연방의회엔 흑인 42명, 히스패닉 26명인데 비해 아시안은 10명이다. 그는 한인연방의원이 나올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왔다는 것을 필자에게 알리러 온 것이었다. 민주당 지도부가 2012년 뉴저지 제7지역구 연방하원 선거에 최준희 전 에디슨시장의 출마를 권유하기로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연방의원직이란 정상을 올라갈 때 민주 혹은 공화, 양대 정당의 동의를 얻어내는 일은 정확하게 8부 능선지점이다.
연방의원들을 상대하는 커뮤니티 활동가들 사이엔 “자기 커뮤니티에 현직이 한 명 있으면 90점, 두 명이면 91점, 한명도 없으면 0점이다 ” 란 말이 있다. 연방의원 한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가장 명확하게 설명하는 말이다.
한인 커뮤니티의 풀뿌리 조직은 지난 5년 동안 연방의회를 상대로 몇 가지 성과를 냈다. 2007년의 한미간 비자면제, 일본군위안부결의안, 독도명칭변경문제, 한인공로인정결의안 등이다. 김창준 의원이 1997년 연방의회를 떠나고서 그간 우리는 얼마나 아쉬웠는가.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 한인커뮤니티는 정말로 가슴 설레는 기회를 맞이했다. 이번 ‘한인정치인 컨퍼런스’의 가장 중요한 아젠다는 ‘최준희 연방하원 만들기’란 것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김동석
한인유권자센터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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