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독재 정권이 무너지고 리비아 카다피 독재 정권이 몰락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 예멘, 시리아까지 위기에 몰리고 있는 것을 보면서 많은 언론들은 민중의 함성이 어떻게 흘러갈까 추이를 분석하기에 분주하다. 80년대 말에 시작되었던 동구 공산 정권들의 도미노식 붕괴 과정을 떠올리며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민주화 투쟁이 북한에까지 파급을 미칠지 관심사다.
김일성, 김정일 세습으로 60여년 권력을 누린 후 3대 세습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북한의 정권은 과연 성공할까 아니면 무너질까?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3대 세습으로 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굶주리는 북한 국민들의 식량을 해결해 주어야 가능 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북한 정권은 오히려 이것을 통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 탓을 외부의 세계로 돌리는 수법 말이다.
그러나 장기간의 굶주림은 결국 국민들의 저항을 받게 마련이다. 중국에 생명줄을 걸고 매달리는 북한은 지금 딜레마에 빠져 있다. 중국처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자유시장 경제를 받아들이자니 체제를 위협하는 외부 정보 유입이 두렵다.
지금까지 지탱해 온 독재정책을 계속 유지하자니 북한 사회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인터넷과 휴대 전화가 비밀리에 확산되고 있다. 외부의 정보가 확산되고 있음이 두려운 나머지 공개 처형도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한 전직 대통령의 말씀이 새롭게 다가온다. 당장 체제 붕괴는 발생하지 않더라도 소리 없이 봄이 오듯 평양의 봄도 그렇게 올 것이다.
미국에 살면서 자유자재로 미디어를 통해 세계의 상황을 한눈에 보고 있는 한인들의 시각이 흥미롭다. 대다수의 한인들은 아랍권과 중동 지역의 독재 정권들이 붕괴되자 북한에도 영향이 매우 심대하게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 반면 일부이기는 하지만 북한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다고 호언하는 사람도 있다.
북한이 못 사는 이유를 마치 미국이 정책적으로 북한의 경제부흥을 방해하기 때문으로 주장한다. 동포애를 유난히도 강조하는 허울 좋은 진보의 미명 아래 친북적인 발언을 일삼는 부류의 인사들은 북한의 무력 도발이나 핵문제에 대한 지극히 잘못된 북한의 정책에 대해서는 한마디의 언급도 뻥긋하지 않으면서 남한 정부에게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을 위해 조건 없이 식량을 지원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굶주리는 북한 동포를 위해 도와주어야 한다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다만 2,400만 북한 동포를 볼모로 잡고 있는 김정일 정권이 문제라는 데 생각이 미치지 못함이 문제이다. 훗날 북한의 독재 정권이 무너지고 동포들의 주권이 회복될 때 북한 동포들에게 우리는 어떤 동포애, 어떤 국민으로 인식될지 심히 고민해야 할 때이다.
진정 동포애를 생각한다면 김정일 독재 정권의 핍박으로 고통 받는 그곳 동포들의 마음을 좀 더 깊이 헤아려야 되지 않을까 싶다.
이동희
워싱턴DC 평통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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