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문을 닫은 오하이오주 소재 GM 모레인 공장 직원들이 이날 공장 정문 앞에 ‘우리의 생계수단이 됐던 미국산 자동차에 감사한다’는 내용의 팻말을 부착하고 있다. 이 공장 폐쇄로 1,100명의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위스콘신 제인스빌 등 대형 SUV 직격탄
5천여 직원 포함 주민 대부분 실직 도시도
연방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GM과 크라이슬러, 포드 등 ‘빅3’ 자동차 기업이 최근 잇따라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공장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 공장 폐쇄에 들어갔다. 자동차 산업은 미국의 대표적인 굴뚝산업으로 이들 자동차 공장의 폐쇄는 단순한 특정업종의 몰락이 아닌 미국 산업의 공룡화를 상징한다는 면에서 미국인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23일, 위스콘신주 소재 제인스빌 GM 공장이 문을 닫았다.
이 공장은 자동차 업계의 ‘미운 오리’로 전략한 대형 SUV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89년 전 오픈한 GM 공장 중 가장 오래된 제조공장이다.
한때 대형 SUV를 연 370만대까지 생산했으나 판매가 급감하면서 23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GM 제인스빌 공장 전경.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미 자동차 ‘빅3’에 174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한다고 발표했지만 제인스빌 공장은 결국 첫 희생양이 됐고 이 공장에 근무하는 1,100명 직원은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맞게 됐다.
23일 오전 6시, 직원들은 공장에 모여 검은색 ‘셰볼레 타호’(Tahoe)의 마지막 공정을 지켜보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자신들의 일터의 종말을 지켜봤다. 오전 7시 공장은 가동이 완전히 멈췄고 일부 직원은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해 흐느꼈다고 위스콘신주 일간지 ‘저널 센티넬’이 24일 전했다.
이 공장은 1990년대 초만 하더라도 매년 대형 SUV를 370만대 이상을 생산하며 호황을 누렸고 6만4,000명 제인스빌 주민들의 ‘밥줄’이었다. 사람들은 으레 대를 이어 이 공장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벌 것으로 생각했다. 23년 동안 GM에서 일했다는 패티 호만은 “이제 주민들은 대부분 실업자가 됐고 제인스빌은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 5,000명의 직원이 일하며 매달 2만대의 SUV를 생산해 온 이 공장의 폐쇄는 제인스빌 시의 미래에도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친환경과 연료 효율성을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소비자들이 소형차를 선호하면서, 인기를 잃은 SUV가 가장 먼저 구조조정 대상이 됐다. 실제로 올해 미국 신차 판매량은 16% 감소했지만, 제인스빌 공장이 만드는 대형 SUV 판매량은 40%나 뚝 떨어졌다.
이에 따라 크라이슬러가 지난 19일 델라웨어주 뉴왁의 SUV 공장을 폐쇄한데 이어 23일에는 위스콘신주 제인스빌과 오하이오주 모레인에 있는 GM의 SUV 공장도 문을 닫았다. 모레인 공장 폐쇄로 1,000명이 넘는 제조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로써 빅3의 대형 SUV 공장은 GM의 텍사스 공장과 크라이슬러의 디트로이트 공장, 포드의 켄터키 공장 등 각각 1곳씩만 남게 됐다.
이 공장에서 23년간 일해 왔으나 이제는 여관 식당에서 일하는 패티 호먼은 자신의 남편과 부친, 형제도 같은 공장에서 일하다 일자리를 잃었다며 “제인스빌은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라며 허탈한 심경을 드러냈다.
주민들의 허탈감은 GM 공장이 문을 닫은 모레인과 크라이슬러 공장이 폐쇄된 뉴어크도 마찬가지다. 이들 지역의 실직자들은 노조와의 계약에 따라 실업 급여와 사측의 지원으로 평소 급여의 80%가량을 받게 되지만 이것도 1년뿐, 그 뒤로는 아무런 안전망이 없는 상태다.
뉴왁의 크라이슬러 공장에서 마지막까지 일했다는 데이비드 윌리엄스는 “먼 곳에 있는 다른 공장에 취업해 봤자 또 해고될지도 모른다”며 “마사지 요법을 배워 다른 일자리를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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