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주의 확산 우려..세계경제에 부정적 신호
도하개발어젠다(DDA) 무역협상의 연내 돌파구 마련을 위한 세계무역기구(WTO)의 주요국 각료회의 개최가 무산됐다.
이로써 2001년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개시돼 7년간을 끌어온 DDA 협상의 타결은 우여곡절 끝에 사실상 무산되고, 글로벌 다자무역체제도 보호주의의 확산 우려 등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의 경제위기 와중에서 주요국 정상들의 강력한 지지 천명에도 불구하고, G7(7대 무역국)이 자기 이익을 앞세워 각료회의 개최에 필요한 컨센서스를 끝내 만들어 내지 못함으로써 당장 불안정한 세계 경제상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그동안 미국, 유럽연합(EU), 인도, 브라질, 중국, 일본, 호주 등 G7 각료들과 전화협의 등을 통해 주요 쟁점에 관한 이견 좁히기에 나섰으나, 결국 절충에 실패했다.
그는 이날 오후 회원국 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무역협상위원회(TNC) 회의를 열어 나로서는 연말까지 자유화세부원칙들(modalities)을 확정하고자 각료들을 소집하는 것은 실패할 위험성이 너무 크고 그 경우 DDA협상 뿐아니라 WTO 시스템 전체를 손상시킬 수도 있어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라미 총장은 앞으로 48시간내에 극적인 변화가 있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아 연내 소집 가능성을 남겨 놓기는 했지만, 미국·인도·중국 등 G7의 입장 변화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농업 협상의 최대 쟁점인 개도국의 긴급수입관세(SSM) 문제는 지난 7월 각료회의와 비교할 때, 구체적인 범위와 숫자가 나오는 등 일부 기술적 진전이 있었으나 끝내 이견 절충에 실패했다.
또한 비농산물(NAMA) 협상과 연계된 개도국의 분야별 자유화(Sectoral Liberalization) 협상 참여 문제도 미국이 자국의 입장을 완화할 조짐을 보이지 않아 더 이상 협의가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분야별 자유화 협상은 특정 산업 분야에 대한 추가적 시장개방을 목표로 회원국들의 `자발적 참여’라는 원칙하에 해당 분야 상품의 관세를 감축하거나 철폐하기 위해 진행하는 협상이나, 미국은 브라질·인도·중국 등 거대 신흥 개도국들이 `의무적으로’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압박해왔다.
개도국의 SSM과 관련, 라미 총장은 기본골격은 기본적으로 그대로이지만, 긴급수입제한 조치의 지속기간과 국내 가격 간의 상관관계를 놓고 주요한 이견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개도국의 분야별 자유화 협상 참여 문제에 대해서 그는 한 쪽은 그 것이 주(主) 패키지에 얹은 것으로 의무적이 아니라고 보고 있는 반면, 다른 쪽은 필수불가결한 부분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현 단계에서는 이 같은 두 가지 입장은 서로 화해할 수가 없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라미 총장은 농업과 NAMA 협상그룹 의장들이 지난 주 새로운 중재안을 내놓은 것과 관련, 자유화세부원칙들 타결에 더 근접했다면서 우리는 새해 들어서 필요한 정치적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모을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달 15일 워싱턴 G20 금융정상회의와 23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리마 정상회의를 통해 주요국 정상들은 DDA 협상의 타결을 위한 돌파구를 연내에 마련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라미 총장은 오는 17일 TNC 회의를 소집해 DDA 협상의 향후 대책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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