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훈 전 행장이 최근 펴낸 자서전 ‘은행 60년: 거울 앞에 돌아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터뷰- 자서전‘은행60년: 거울 앞에 돌아와’펴낸 정원훈 전 행장
“눈을 감기 전 내 인생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은행 생활을 정리하고 후배 은행인에게는 선배로서의 조언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한인은행계의 영원한 ‘행장’이자 대부 정원훈(87) 전 행장이 은행생활 60년을 회고하는 ‘은행 60년: 거울 앞에 돌아와’를 최근 발간했다. 그는 지난 60년간 만주와 한국, 미국의 금융계에 몸을 담으며 가주외환은행을 비롯, 한미, 새한, 아시아나은행 등 4개의 한인 커뮤니티 은행을 설립한 미주 한인 금융계의 산 증인이다.
한미·새한 등 설립한
한인 금융계 산 증인
아직도 동심이 얼굴에 어려 있는 정 전 행장은 북가주 서니베일의 아시아나 은행장을 마지막으로 2001년 금융계를 떠난 후에도 LA에서 화가로, 서예가로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 전 행장은 “당초 책을 낼 때는 명칭이 ‘나의 평생기’였지만 원고를 본 친구가 ‘은행 60년’이 더 합당해 보인다고 충고해서 바꿨다”며 “앞으로 인생 회고록 중심의 제2탄을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기력이 남아 있을때 60년 은행생활을 정리하는 책을 먼저 내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전 행장의 이번 자서전은 한국 은행계의 발자취, 또 미주한인 은행계의 역사적인 태동과 발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전 행장은 “지난 74년 자본금 300만달러로 가주외환은행을 설립했을 때 한인들이 기뻐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한인은행은 당시도 그랬지만 지금도 한인 커뮤니티 경제성장의 젓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평북 철산 출생인 정 행장이 은행에 첫 발을 디딘 것은 지금으로부터 67년인 1941년. 경성고상(현 서울대 상대의 전신)을 졸업하고 입사한 만주중앙은행이 60년 금융인생의 출발점이었다.
해방 후 저축은행(현 제일은행의 전신)을 시작으로 6·25동란이 터지던 해에는 한국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전무까지 오르며 한국 은행계의 발전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한때는 ‘사나이로 태어나서 평생 주판알만 튕기며 살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73년 미국에 왔지만 한인사회 최초로 설립되는 가주외환은행의 행장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뿌리칠 수 없었다.
그후 또다시 28년간 한미, 새한, 아시아나 은행 등의 초대 행장을 거치면서 한국에 이어 이번에는 미주한인사회 은행계의 기반을 다지는데 혁혁한 족적을 남겼다.
은퇴 후에는 남가주한인미술가협회와 미주한인서예협회 정회원으로 수차례 개인과 단체전을 갖기도 했던 정 전 행장은 “한인은행계가 우리민족의 청빈 정신을 거울 삼아 초심과 새로운 창업정신으로 제2의 도약을 이끌어 내기를 바란다”고 대선배로서의 조언도 잊지 않았다.
<조환동 기자>
◆정원훈 전 행장 약력
▲20년 평북 철산 출생
▲40년 경성고등상업학교 졸업(서울대 상대 전신)
▲58년 매사추세츠주 클라크대 경제학 석사
▲41년~45년 만주국 중앙은행 근무
▲47년~50년 저축은행(제일은행의 전신) 론 오피서
▲50년~67년 한국은행 조사·국제부장, 전무
▲66년~72년 한국외환은행 창립멤버·전무
▲74년~79년 가주외환은행 설립·초대행장
▲79년~80년 가주외환은행 고문
▲80년~87년 한미은행 설립·초대행장
▲87년~88년 한미은행 고문
▲88년~96년 새한은행 설립·초대행장
▲99년~2001년 아시아나은행 설립·초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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