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 1년도 더 전에 이미 금융시장의 붕괴를 정확히 예견한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아직 최악의 상황은 오지도 않았다고 비관 전망했다.
루비니 교수는 26일 영국 선데이 타임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증시는 이제 사실상 자유 낙하하고 있고, 우리는 완전한 패닉에 다가가고 있다며 솔직히 우리는 파괴점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어스턴스, 패니와 프레디, AIG, 7천억달러 구제금융 등 지난 6개월 동안 위기가 터질 때마다 사람들은 이번이야말로 바닥을 시사하는 엄청난 파국이라고 말했지만, 아직 바닥에는 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전 세계 정부들은 패닉을 막기 위해 점점 더 적극적인 대책을 취해왔지만, 투자자들은 정부의 위기 대처 능력에 신뢰감을 잃은 것 같다고 루비니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각국 정부가 훨씬 더 큰 규모의 국제적인 구제조치를 내놓아야 할 것이며, 미국은 수 년 간 경기 부진(stagnation)에 시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비니 교수는 몇 년 전 자신의 블로그에서 금융 시장의 붕괴를 처음 예고했고, 2006년 9월 국제통화기금(IMF) 회의에서 이번 위기를 예견해 ‘닥터 둠(Dr Doom)’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주택시장의 붕괴가 미국 경제를 초토화시키고, 모기지 시장의 붕괴는 세계 시장의 붕괴를 불러오며, 이 충격파가 패니 메이와 프레디 맥 같은 금융기관과 은행을 파괴시킬 것이라고 경고했었고, 당시에는 동료 경제학자들의 비웃음을 받았다.
올해 2월에는 자신의 블로그에 고조되는 금융 시스템의 붕괴 위험: 12 발자국 앞에 다가온 금융재앙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기도 했다.
루비니 교수는 위기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방식과 전통적인 경제학 밖에서 일하는 능력 때문에 이번 금융 위기를 그렇게 정확하게 예견할 수 있었다며 경제 모델뿐만 아니라 과거 다른 위기에 대한 역사와 정치적인 측면을 함께 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신의 기득권을 주장하는 다른 경제학자들과 달리 나는 단 하나의 증권도 사거나 팔거나 거래하지 않았고,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 있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958년 터키의 이란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루비니는 이탈리아 보코니 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했고,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국제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대 후반에는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의 경제보좌관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k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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