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말까지 미국땅을 밟은 한국 유학생들의 숫자는 10만3,394명. 이들중 많은 숫자는 미국에서 일자리를 구해 영주하거나 직장을 구해 경력을 쌓아 한국으로 ‘금의환향’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돈을 들여서 미국에서 학교를 마치고도 합법적 취직신분인 H-1B를 얻어 정착하는 경우는 드물다.
미국내 전자전기컴퓨터공학(Electrical Engineering & Computer Sciences) 분야에서 MIT, 스탠포드와 함께 탑 3를 다투는 UC버클리를 졸업한 박모씨(28세)는 학생비자로도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를 받아들고 10여 군데가 넘는 회사에 지원했지만 아직까지 받아주는 회사가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 4월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전공자에 한해 12개월에서 29개월로 OPT 기간이 늘어났지만 90일내로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출국해야 하는 규정 때문에 박씨는 애를 태우고 있다.
박씨는 “졸업하고 (한국으로) 그냥 돌아가면 큰 이득이 없다”며 “(미국에서) 경험을 쌓고 가면 좋다는 주변의 충고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이유를 밝혔다. 지난 7월말부터 OPT가 시작돼 90일 규정의 절반을 쓴 박씨는 현재까지 10여 군데 회사에 이력서를 제출했으나 단 두군데에서만 인터뷰 신청을 받았다. 그나마 OPT 규정이 바뀌기 전 인터뷰를 한 회사에서는 1년밖에 일하지 못한다는 것에 난색을 표해 실력발휘를 하기도 힘들었다.
박씨는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다. 더 열심히 찾아봐야 할 것 같다”면서 “현재 LA에 있는 한국기업들도 넣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트 인스티튜트 오브 캘리포니아-샌프란시스코(The Art Institute of California-San Francisco)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허모씨(25세)는 OPT를 이용, 두군데의 회사에서 각각 6개월가량 일했으나 H-1B 취업비자 스폰서를 구하기 못해 다시 학생비자를 취득해 미국에 머물고 있다.
허씨는 “디자인 분야는 미국 사람들도 프리랜서로 일을 많이 하는 분야”라며 “풀타임으로 일하는 환경이 잘 안돼있어 외국인 학생들의 경우 H-1B 스폰서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허씨는 이어 “H-1B에서 조건으로 요구하는 디자인 분야 최소임금(Prevailing Wage)이 현실에 맞지 않게 높게 책정돼 있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허씨는 H-1B 취업비자 대란으로 인해 추첨방식으로 진행되는 3순위 취업비자 현실 때문에 스폰서를 해주려는 회사들도 주저하게 된다고 말했다. 취업비자 수속비용을 일부 부담하는 회사측에서는 고용한 직원이 추첨에서 떨어지면 곧바로 출국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을 잃고 투자한 비용도 잃어버리는 이중고를 겪게 되는 것.
허씨는 “현재 아카데미 오브 아트 유니버시티에서 산업디자인 전공으로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며 “대학원을 나오면 취업비자 2순위를 넣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승범 기자> sb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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