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마이클 조씨의 촛불 추모식에서 한 친구가 슬픔을 참지 못해 흐느끼고 있다. <이은호 기자>
마이클 조씨 추모집회 300여명 참석…“진실을 원한다” 글도
떠난 사람처럼 남은 사람들도 아무 말이 없었다.
잔잔한 기타 소리만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촛불을 손에 든 한 친구가 앞으로 걸어 나왔다. 닷새 전 경찰의 총에 맞아 마이클이 쓰러졌던 자리에는 수 많은 촛불과 사진, 친구들이 남긴 마지막 인사만이 가득했다. 사진속 마이클을 말없이 지켜보던 친구는 이내 주저앉아 눈물을 펑펑 쏟아내고 말았다.
지난 달 31일 경찰총격으로 숨진 마이클 조(25)씨를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지난 5일 오후 5시 사건이 발생한 샤핑몰에서 300여명의 친구들과 지인들이 모인 가운데 조용히 치러졌다.
행사시간 보다 일찍 모여들기 시작한 조씨의 친구들은 촛불을 밝혀들고 생전 고인의 모습을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대학시절 마이클과 호흡을 맞췄던 밴드 ‘오디토리 비전’의 멤버들은 아름다운 음악으로 친구를 잃은 슬픔을 달랬다.
이날 추모식에 함께 한 조씨 부모는 인사말을 통해 “마이클은 항상 웃었고 그의 하트(마음)는 늘 자신의 손을 필요로 하는 이들과 함께 있었다”면서 “그는 지금 이 곳보다 좋은 하늘나라에서 평안하게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괜찮다.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추모식에 모인 이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특히 이들에게 인사를 건내며 눈물을 쏟아내는 마이클의 친구들을 일일이 감싸 안으며 눈물을 닦아주기도 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마이클의 중,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친구, 마이클 가족의 지인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젊은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했으며 백인, 히스패닉 친구들도 함께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일부 친구들은 마이클의 사진이나 마이클의 작품 사진을 모아 액자를 만들어 오기도 했으며 밤 8시30분이 넘어서까지 발길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고등학교 동창인 다이엔 이씨는 “재능이 많고 늘 최선을 다하던 착한 마음의 소유자였다”면서 “이 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이라며 직접 만들어 온 ‘우리는 진실을 원한다’(We Just Want The Truth)는 글귀를 추모글 옆에 붙였다.
세리토스에서 온 김도원씨는 “마이클을 직접 모르지만 사건을 접하고 너무 화가 나서 왔다”면서 “미국에 사는 자녀들에게 현실을 보여주고 싶어 하루 전엔 자녀들과도 왔었다. 한인들은 자신들의 일이 아니면 관심이 없는데 우리 아이들에게도 생길 수 있는 일이므로 큰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씨의 장례식은 오는 12일 오전 11시 선한청지기교회에서 열릴 예정이며 시신은 오크데일 메모리얼 팍에 안장된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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