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기획 / 미국 꿀벌 대량 실종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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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급성마비 바이러스’라는 이름의
호주산 바이러스 때문인 듯
’바로아 진드기’도 영향을 줬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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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루를 채집하러 나간 일벌들이 벌통으로 돌아오지 않는 의문의 ‘꿀벌 실종 사태’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돼 그 원인을 찾으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계속돼 오던 가운데 펜실베니아 주립대, 콜럼비아 대학, 미 농림부, 그리고 여러 단체에서 꿀벌 실종 원인을 연구한 결과가 7일(금) 사이언스지 발표됐다.
과학자들은 이스라엘 급성마비 바이러스(Israeli acute paralysis virus)가 여러가지 제기되는 가설 중 가장 유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양봉업자들과 과학자들, 그리고 공무원들은 2004년부터 표면화되기 시작해 작년 겨울 미국 전체 벌통 중 23%를 ‘허전하게’ 만든 ‘꿀벌 실종 사태’의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다른 질병들과 달리 이번 실종 사태는 풍부한 먹이, 여왕벌, 다른 성인벌들이 벌통에 남아있는 가운데 꽃가루를 채집하러 떠났던 일벌들만 ‘가출’한 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특이한 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실종 사태로 양봉업과 꿀벌에 의해 수분작업이 필요한 아몬드, 오렌지, 사과 경작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콜럼비아 대학의 이언 립킨 전염병학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중요한 발견”이라며 “우리가 현재 찾아낸 것은 하나의 이정표이며 우리는 이스라엘 급성마비 바이러스만이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요소로 꿀벌의 면역체계를 약화시키는 바로아 진드기(Varroa mite)로 인해 꿀벌들이 이스라엘 급성마비 바이러스에 취약해진 것일 수도 있다.
최근에 완성된 꿀벌의 유전자 지도를 조사한 결과 이번 꿀벌 실종 사태를 겪고 있는 ‘병든’ 벌통 30개중 25개에서 이스라엘 급성마비 바이러스가 발견됐으며 반대로 ‘건강한’ 벌통 21개중 단지 1개의 벌통에서만 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펜실베니아 주립대의 다이애나 콕스-포스터 곤충학 교수는 셀폰 신호가 꿀벌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방향감각에 영향을 주었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살충제는 꿀벌에게 해로운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긴장감’을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좀더 연구가 필요한 상태다.
과학자들은 최근 몇년 사이에 미국에 수입된 호주산 꿀벌들과 함께 호주산 이스라엘 급성마비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호주에는 바로아 진드기가 없기 때문에 ‘꿀벌 실종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한편, 이스라엘, 오스트리아, 캐나다 등도 비슷한 실종 사태가 일어나고 있으나 미국과 같이 대규모로 발생되고 있진 않다.
<박승범 기자> sb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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