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무비자 전망 ‘황금노선’부상
미국 항공사들 한인고객 잡기 나서
한국어 승무원·호텔숙박권등 홍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이어 내년부터 한국인의 무비자 미국방문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 항공사들의 미주-한국 노선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 항공사들은 비자면제가 실현되면 미국 방문객이 급증할 것이라는 판단아래 미주-한국간 직항 취항은 물론 다양한 마케팅으로 한인고객 잡기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불과 두 달 전만해도 양국간 직항편을 띄우는 미 항공사는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을 운항하는 유나이티드가 유일했다. 이런 가운데 델타항공이 지난 1999년 한국노선에서 철수한 지 8년만에 지난 달 처음 애틀랜타-한국 직항편 운항을 시작했다. 델타의 경우 이 노선에 한국어가 가능한 승무원을 배치하는 한편 기내식 메뉴에 한식을 추가하고 한국 영화와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애틀랜타 국제공항에도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배치, 한국 항공사를 이용하는 기분을 느끼도록 했다.
콘티넨탈항공은 이 달초부터 미국령 괌-한국 노선에 항공기를 띄우기 시작했다. 내달 말까지 주 4회 운항하는 전세기 형태지만 괌, 사이판, 하와이 등 미국령 섬과 본토간 연결편을 주로 운항하고 있어 다양한 관광 상품을 만드는 데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경유노선과 연계한 마케팅에 나서는 항공사도 있다. 유나이티드 항공측은 인천-나리타(도쿄)를 경유할 경우 한국 국적기보다 훨씬 많은 미국 도시를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특히 미국 내에서는 자회사인 테드항공을 이용해 웬만한 중소도시와 연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스웨스트 항공도 인천-나리타, 부산-나리타 노선을 통해 미국내 다양한 도시로 갈 수 있다는 점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또 유나이티드는 내달 말까지 한국발 미국행 항공권 구입시 호텔 1박 숙박권을 제공하는 ‘기쁨 두 배, 실속 두 배’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미 항공사들이 잇달아 미주-한국 노선에 가세할 경우 한국항공사들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 미주-한국 노선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미국 항공사 관계자는 “비자문제만 해결되면 한국-미국은 그야말로 황금 노선으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한국시장은 미국 항공사 입장에서도 경영정상화를 앞당겨줄 호재가 되는 만큼 미국 항공사의 직항노선 진출은 이제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이해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