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마켓마다 견과류, 잡곡, 나물등 풍성
뒷동산에 모여 앉아 휘영청 둥근 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었던 대보름이 다가오면서 한인마켓들사이에 견과류, 잡곡, 나물 특선전이 벌어지고 있다.
세시풍속마다 다양한 먹거리를 즐겼던 우리 조상들은 대보름 때 특별히 오곡밥, 나물, 부럼을 준비해 나눠먹음으로 한 해의 재앙과 액을 없애며 1년을 건강하게 보내고자 했다. 부럼은 정월 대보름날 아침 일찍 일어나 까먹는 호두, 밤, 잣, 땅콩, 은행과 같이 껍데기가 딱딱한 견과류를 통틀어 이르는 말. 올해는 음력 1월 15일 정월 대보름이 양력으로 3월 3일인데 흔히 이맘때 한국이나 LA, 뉴욕 한인 마트로 장을 보러 가면 껍질 땅콩과 호두, 잣 등 부럼 거리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한식당에서는 잡곡밥이나 나물을 이용한 한정식 특별 메뉴가 나오고 풍물패들이 한인 상가들을 방문하며 지난해의 묵은 액을 밀어내고 밝은 한해를 맞이할 것을 기원하는 지신 밟기 한마당을 펼치기 마련이다.
이맘때가 돼도 다소 조용했던 시카고에서는 H마트가 부럼, 오곡 특선전을 열며 대보름 마케팅에 불을 지폈다. H마트에서는 신선한 견과류와 나물, 곡류가 풍성하게 준비돼 있는데 호두 1파운드가 1.99달러, 땅콩이 파운드당 1.49달러 채도라지가 파운드에 4.49달러, 취나물이 70그램에 3.99달러, 7곡미가 5파운드에 4.99달러 등에 나와 있다.
H마트 최우성 마케팅 담당은 “H마트에서는 고객들께서 정월 저녁에 오곡밥과 묵은 나물을 먹으며 올 한해 동안 무사 태평을 기원하고 부럼을 깨물어 먹어 종기나 부스럼을 예방하고자 하는 한국고유의 큰 명절을 잘 보내시게 하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중부시장에서도 호두, 밤, 땅콩, 잣은 물론 취나물, 고사리, 호박나물 등을 한 데 모아 놓고 특별판매에 나섰다. 대보름과 상관없이 몇주전부터 중부시장에서는 밤이 파운드당 1.99달러로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H마트가 대보름전을 열며 전통 명절을 통한 한인 문화 알리기에 나서기는 했지만 아직 시카고에서 정월대보름의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정월 대보름에 부럼을 먹도록 한 민속의례에는 견과류에 들어 있는 필수지방산, 비타민, 무기질 등으로 한겨울 추위를 견딜만한 체력을 키울 수 있게 배려한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꼭 식품 관련 업종이 아니더라도 매장내에 땅콩이나 호두를 비치해 놓고 손님들에게 나눠준다던가 풍물패를 초청해 지신밟기를 하는 것과 같이 전통 문화의 의미도 살리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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