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주 한인 부도수표 남발
미네소타 K씨, 한인업소 11곳 6천달러 피해
올해 초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에 걸쳐 집중 발생한 부도수표 사건은 커뮤니티에 신용 사기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미네소타주에 거주하는 한인 K모씨 가족의 부도수표 남발 행각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됐다. 은행계좌가 이미 폐쇄된 상태였음에도 불구, 시카고까지 ‘원정’을 와서 체크 사기를 저질렀다. 한인 업소만을 대상으로 선택한 것은 체크를 아예 받지 않거나 받아도 계좌 내역을 철저히 확인하는 타인종 업소와는 달리 한인들은 ‘설마’하는 생각에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K씨의 체크 사기가 마지막으로 보고된 지난 6월까지 본보에 제보한 피해 업소는 클락마켓, 아시아수퍼, 중외갤러리아, 하나마켓, 티파니 니트, 나일스 모닝글로리, 박승철 헤어스튜디오, 로렌스안경, 솔가, 고향식품, 글렌뷰 시세이도 화장품 등 11곳이다. 이들이 입은 피해 금액은 총 6천여달러에 이르렀으며 업주들은 한결같이 피해 업소가 더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피해 업주들이 서로 확인한 결과 부도수표의 번호가 연속적이지 않고 중간에 사라진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사기 행위 외에도 K씨가 지탄을 받는 이유는 가족까지 이용하면서 인간에 대한 신뢰감을 밑바닥부터 흔들리게 했기 때문이다. K씨의 딸이 머리손질을 했던 박승철 헤어스튜디오 측은 자녀교육을 위해 부모가 모범을 보여도 모자랄 판에 도대체 애가 뭘 보고 배우겠느냐고 안타까워했으며 화장품을 사간 모닝글로리 김병철 대표는 손해에도 화가 나지만 그보다는 자식 보기 부끄럽지도 않은지 한심할 따름이라고 혀를 찼다. 피해자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던 것은 용의자 K씨가 미네소타에서 모 한인 교회의 장로로 재직하고 있으며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고급주택과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K씨와 안면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네소타 한인회 양영웅 회장은 그렇게 돈이 많아 보이는 사람이 고의로 수표를 부도내고 다녔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용의자 K씨는 아직 검거되지 않은 상태다. 체크 사기 정도로는 FBI 의뢰는 커녕 일리노이 경찰이 미네소타까지 찾아가지도 않기 때문이다. 또 형사 재판이 열린다 해도 관할 법원이 피의자의 주소지로 지정되므로 타주에 사는 피해자들이 직접 그곳까지 찾아가야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K씨가 바로 이러한 점을 이용해 멀리 시카고까지 와서 사기 행위를 벌인 것이라는 지적이다. 형사법 전문 김익태 변호사는 K씨를 처벌하려면 피해자들이 상당한 시간적, 금전적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며 괘씸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봉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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