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한인사회 단체내 신구세대 갈등
“제가 30년 넘게 이 단체에 있어 왔지만 이런 식으로 회원들의 동의와 사전 인식 없이 이렇게 중대한 일이 치러진 적은 없었기에 저는 옆 사람에게 투표권을 위임하고 떠나겠습니다.” “투표권 위임이란 것은 없습니다.” “떠나실꺼면 밥 값은 내고 가시지요.”
최근 한 단체에서 70대의 회원과 50대의 회원들 간에 일어난 언쟁 중 한 대목이다. 시카고 한인사회 각 단체의 고문이나 일반 회원 중에 70대 이상의 고령자들이 점차 많아지면서 40~50대 임원들과 서로 다른 의견을 표출해 회의가 장기화되거나 파행으로 치닫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한창 단체의 주역을 맡고 있는 중장년층의 경우, 본업 외에도 자기 시간을 희생해서 온갖 봉사활동을 해야되다 보니 때로는 융통성 있게 일을 추진해 빨리 결과를 보고 싶기 마련이다. 하지만 오랜 단체생활 뒤에 이제는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관록이 있는 원로들이 보기에는 이것은 도저히 타당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가정과 마찬가지로 어느 단체든지 경륜과 노하우를 갖춘 올드 타이머와 패기와 열의를 가진 중년층 간에는 화합이 잘돼야 단체활동이 잘 돌아가는 법. 좀더 상대편이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대화의 노력을 계속해야 된다는 지적이 많다.
시카고 한미상록회의 정재표 사무총장은“서로 자기 고집을 세우다 보니까 생각이 다른 세대 간에 갈등이 형성된다”며“윗세대에서는 아랫세대에게 무조건 노여워하기보다 차분히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수 있는 여유가, 아랫세대는 윗사람들이 자신의 시대를 통해 형성한 사고방식에 대해 잔소리로만 여기지 말고 그 속에서 삶의 지혜를 배우려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단체의 법과 원칙을 가장 중시하되 법규로서 해결되지 못할 부분을 다루기 위해서는 세대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제일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평균 연령 50~60대의 이사진을 보좌하며 단체의 행정실무를 맡고 있는 한인상우협의회의 이형준 사무총장은“앞선 세대로 부터 본받을 만한 경험과 노하우가 많다”며“서로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의사소통만 잘 되면 쉽게 해결될 만한 일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세대를 초월해 원만하게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수 있게끔 조직 자체의 민주적인 의사소통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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