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한인커뮤니티 구인난 심각
최근들어 시카고지역 한인 커뮤니티가 구인난을 겪고 있다.
올해 초부터 만성적 인력부족에 시달린 비영리단체 뿐 아니라 건설, 요식업, 네일, 미용실, 회계사, 미용재료 등 대부분의 비즈니스들이 직원을 구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연말 ‘대목’을 앞둔 시기에 당장 일손이 필요한 업소들은 어려움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처럼 구인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은 H마트 개장 등 경제 성장과 맞물려 인력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 또 자격자들에게 미 주류 기업체만큼 ‘적당한’ 보수를 지급하기 힘든 커뮤니티 상황에도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일손이 모자란 곳은 네일 업계. 자격증 있는 테크니션이 많지 않을 뿐더러 워낙 수요가 많기 때문에 업주와 의견이 맞지 않을 경우 미련없이 직장을 옮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버브에서 네일샵을 운영하고 있다는 P씨는 일단 라이센스를 갖춘 쓸만한 사람이 많이 없어서 종업원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며 어렵게 구해도 조금만 뭐라 하면 그냥 나가버려서 오히려 주인이 종업원 눈치를 보기도 한다고 한탄했다.
건설업계의 인력난은 이미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일이 고된 데다가 보수도 생각만큼 많지 않아 일을 배우는 즉시 독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전언이다. 코너스톤 건축그룹측은 물론 월급을 받는다는 게 자기 사업하는 것보다는 만족스럽지 않겠지만 일을 조금만 배운 뒤 다 나가버리는 것은 문제라며 전에도 그랬지만 요즘은 일손 구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밝혔다.
요식업계 등 비전문직종에서는 H마트 개장으로 인력 수급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입을 모았다. 작년만 해도 구인 의사를 밝히는 즉시 문의가 들어왔지만 이제는 수차례 구인 광고를 해도 적당한 인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서버브 코지 김창범 대표는 우리는 유학생들이 용돈 벌기 차원에서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도 하지만 풀타임 메인은 하나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구인 광고를 계속 해도 적당한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직 영역인 회계사도 일손 부족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사의 절대적인 숫자보다는 전문화되고 실력있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한인 회계사무실의 한 관계자는 특정 분야에서 전문적인 회계사는 대부분 주류 법인에 소속돼 있고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며 아무래도 영세한 한인 회계법인과 비교해 대우가 다르니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한편 한인 비영리 기관들의 인력 부족은 만성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방학기간의 인턴십이 끝났지만 인턴직원의 공백을 채울 정규직원 채용이 아직까지 이뤄지고 있지 않는 상태다. 게다가 현재 고용 중인 직원들마저 속속 퇴직의사를 밝혀 운영에 큰 지장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사실 비영리 단체의 월급이야 뻔한 것 아니냐. 그런데 할 일은 많으니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고 그래서 조금만 더 괜찮은 직장이 나타나도 바로 이직하는 것이라며 직원을 계속 고용하고 싶으면 그만한 대우를 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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