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다운타운 ‘빅 보울’ 지배인 김현주양
쉴 새 없이 들어오는 손님을 맞으며 나가는 손님 체크 계산을 돕는가 하면, 눈치가 빠른 그는 음식이 나오자마자 지체 없이 직접 접시를 들고 가 기다리는 손님 식탁에 대령한다. 이렇게 김현주 양(34)은 식당에서 1인 3역을 하면서 동분서주, 정신 없이 움직인다. 음식과 사람을 좋아해 혼기(婚期)도 놓치고 식당에 미쳤다는 그는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한 달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 10여 년을 보냈다. 자신이 종사하는 일을 사랑하기 때문인지 앳된 얼굴에 날씬한 몸매는 대학을 갓 졸업한 처녀처럼 청순하고 아름답다.
김 양이 일하고 있는 식당은 레스토랑 전문 업체인 ‘레티스 엔터테인 유’ 회사 체인점인 빅 보울(Big Bowl)로, 중국과 태국식(Chinese & Thai) 전문 식당이다. 10년 전에 동양 음식을 선보여 오픈 한 빅 보울은 시카고 본점을 비롯해 11개의 지점을 갖고 모두 성업 중이다. 그리고 김 양이 근무하는 다운타운 본점의 매상은 일년에 350만 달러나 되는 유명한 대형식당이다. 의자 50개미만의 그리 크지 않는 면적의 식당에서 350만 달러를 올리려면 종업원들이 발을 동동 구르면서 얼마나 바빠야 할지는 짐작이 간다.
어려서부터 음식 만들기를 좋아했고 도전 정신이 강한 김 양은 일리노이 주립대학에서 호텔과 레스토랑 매니지먼트를 전공한 후 리츠 칼튼 등 최고급 호텔에서 매니저로 경력을 쌓았으며, 6년 전 빅 보울의 매니저로 옮겨 2년 전에 총지배인으로 승진한 자랑스러운 얼굴이다. 딸을 대견하게 키운 부모님들의 말을 빌리면 “우리 딸은 음식을 잘 했다. 추수감사절 같은 때는 자기가 장을 봐서 사온 재료로 진수성찬을 차려 우리를 행복하게 했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침대에서 기도부터 드리는 아이였다”라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주방 직원 30명, 웨이터와 웨이트레스 40명 등 모두 70명을 거느린 식당의 ‘야전군 사령관’으로 한국인으로서 주류사회에 당당히 도전, 성공한 케이스이다. 비결을 묻자 “직장과 일을 좋아 할 뿐만 아니라 열정을 갖고 열심히 노력한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리고 식당업도 사람 관리가 제일 어려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장차 계획에 대해서 김 양은 “결혼도 해야하고 식당도 직접 운영하고도 싶지만 자본이 너무 많이 들어 우선은 체인 전체의 관리자로서 경영 수업을 더 쌓겠다”고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
김 양은 시카고 올드타이머인 제일감리교회 김두환 장로와 안혜순씨 사이의 둘째 딸로 쌍둥이 남동생과 유별난 우애를 갖고 있다고.
9/2/06 육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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