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이 둔화하고 있음에도 불구, 아직까지 신규 주택의 마진이 매력적이기 때문에 건설업체들은 여전히 사상최고치에 가까운 물량을 시장에 쏟아내고 있다.
부동산 가격에 대한 속설과 진실
새 일자리 창출 따른 수요
공급이 초과하면 하락할 수도
지난 5년간 초호황을 구가하던 주택시장의 냉각 조짐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캘리포니아의 경우 지난 달 기존 주택 거래량은 전년비 30%나 급락, 바이어스 마켓 진입을 반영했다. 그렇다면 향후 주택시장은 어디로 갈 것인가? 이에 대해선 연착륙과 경착륙의 논쟁이 뜨겁기만 하다. 이런 점에서 최근 포춘이 보도한 소비자들이 오해하기 쉬운 주택시장의 4가지 속설과 그 진실은 주택시장을 진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듯하다.
▲고용이 증가하면 집값은 안 떨어진다?
일견 맞는 말이다. 지난 80년대 중반 텍사스와 90년대 초반 보스턴의 경우 일자리가 급감하면서 집값이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고용시장이 양호하면 집값이 반드시 떨어지지 않는다는 논리는 경제학적으로는 맞지 않다.
물론 일자리가 더 창출되면 주택 수요는 늘어나게 마련. 그러나 주택 공급량이 새 일자리 창출에 따른 수요를 초과하거나, 셀러들의 매각 압력이 높아질 때도 가격은 내릴 수밖에 없다. 고용시장이 양호한 샌디에고나 노던 버지니아 지역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시장이 나쁜데 건설업체들이 주택을 짓겠는가?
주택 건설 시장에도 ‘세계 수출국기구(OPEC) 이론’은 통용된다. 즉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감소하고 뒤이어 공급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택 시장이 냉각기에 진입했다는 지금도 왜 건설업체들은 사상최고치에 가까운 물량을 시장에 쏟아내고 있을까? 지난 해 보다는 못하지만 신규 주택 건설의 마진은 아직도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 같은 이윤이 사라질 때까지 주택 공급을 지속 할 것이다.
어쨌든 앞서 언급했던 OPEC이론을 도입해보면 지금의 비싼 집값은 시장 붕괴의 시그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낮은 금리는 가격을 올리고 유지시켜 준다?
주택 뿐 아니라 채권, 주식 등 모든 자산은 실질 이자율, 즉 인플레를 감안한 명목상의 이자율에 영향을 받는다. 지난 2001년부터 실질 이자율은 가파르게 하락했으며 이로 인해 주택가도 뛰었다. 문제는 모기지 금리 하락폭 이상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이는 주택가에 버블이 끼었기 때문. 즉 현 금리는 여전히 낮지만 이것이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도시 근교 개발 제한으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뛴다?
뉴저지나 뉴욕, 워싱턴,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대도시 근교에서 신축 퍼밋을 받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 이 같은 사실이 주택가 상승의 요인이 될까?
하지만 주택시장은 매우 유동적이다. 사람들은 직장에서 점점 더 먼 곳, 즉 주택가격이 저렴한 곳을 찾아 이주한다. 대도시 근교라도 집값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한 샌디에고 같은 주택가 비싼 지역의 50-60대들은 샌디에고의 절반 가격 수준인 텍사스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지역에서 집을 마련하고 있다. 수요가 급감하면서 현재 바이어를 기다리는 주택은 사상최고치인 385만채에 달한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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