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멀리칸, <우주>, 1951년작.
리 멀리칸의 1951년작 ‘우주’
리 멀리칸(Lee Mullican)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생소한 이름이다. 그는 1952년에 태어나 1998년 그의 생을 마치기까지 샌타모니카에 거주하면서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였고, 1961년부터는 UCLA 미대에서 미술을 지도하기도 했다. 그에 대한 특별기획전이 LA카운티 미술관(5905 Wilshire Blvd.)에서 열리고 있다. 2월20일까지 ‘리 멀리칸 : 태양의 풍요한 수확’이란 주제로 진행되며 그의 생애의 중요한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기회다.
그는 1919년 오클라호마의 치카샤에서 태어났다. 미술을 전공한 후 군대에 입대하여서 공중촬영한 사진으로 지도를 만드는 일을 하였다. 이 일은 그의 작품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시된 작품 중 1951년 작 ‘우주’도 그 중의 하나다.
이 작품은 미국의 추상 표현주의가 웰렘 디 쿠닝과 잭슨 폴락에 의해서 미국 미술계를 압도하고 있을 즈음에 그려진 그림이다.
디쿠닝과 폴락의 그림은 감정의 격렬한 표현과 야수적이고 절제되지 않은 에너지를 표현한 반면에, 멀티칸은 영적이고 내면의 깊은 세계를 명상하는 탈세속적인 추상세계를 표현하였다.
이 작품의 이미지는 전통적인 작품구성에서 벗어나 직사각형의 화폭 안에 갇혀있지 않고, 폭발하듯이 팽창하고 있다. 작품은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고 있지만 그 표현은 절제되고 단정한 필치로 처리되었다.
빛의 작은 선분들은 그의 독특한 기법인데, 인쇄공들의 잉크 나이프를 써서 페인트가 약간 도톰하여 입체적인 느낌도 들고, 정교한 선들을 절제되고 단정하게 수놓듯이 그려나갔다. 아메리칸 인디언의 영성, 일본의 참선 불교, 형이상학 등에 영향을 받아 “마음속 우주와 그 밖의 우주”의 에너지를 표현하였다.
LA 카운티 미술관의 캐롤 엘리엘은 리 멀리칸이 “더럽혀지지 않은 땅에 발을 묻고, 머리는 구름 속에 있는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조용히 자기내면을 성숙시키고 바른 삶을 살았으며 자기 작품에 그의 영적인 에너지를 쏟아부은, 그의 ‘풍요한 수학’을 독자들도 누리기를 권한다.
주선희(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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