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퇴임하는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은 부동산 시장 과열을 경고하며 금리 인상 행진을 이끌었다.
2.25% 4.0% 7차례 연속 단행
인플레·부동산 과열 억제 목적
비즈니스 론 등 상환 부담 늘어
2005년은 연방 통화당국의 금리 인상 행진이 지칠 줄 모르는 폭주기관차처럼 내달린 한 해였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긴축정책의 고삐를 놓지 않으면서 시장 금리의 기준이 되는 연방 기금 금리는 연초 2.25%이던 것이 0.25%포인트씩 모두 7차례의 거듭 인상을 거치며 4.0%까지 상승, 올들어만 1.75%포인트가 뛰어올랐다.
이는 금리 인상 드라이브가 시작된 지난해 6월 이후 1년반여만에 무려 3%포인트가 급등한 것으로 이에 따라 월스트릿 우대금리도 7%대로 앙등했다.
지난 2001년부터 작년까지 이어졌던 초 저금리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린 것이다.
인플레 억제와 함께 나아가 부동산 시장 과열을 다스려보겠다는 연방 당국의 의지가 담긴 금리 인상 행진이었지만 이에 따라 크레딧카드와 각종 대출 빚을 지닌 서민 가계와 비즈니스들은 날로 늘어나는 이자 부담에 한숨도 따라 늘어만 갔다.
지난해 12월 집을 구입하며 홈 에퀴티 라인으로 2차 융자를 한 이모씨는 요즘 매달 모기지 페이먼트를 낼 때마다 조금씩 늘어나는 액수에 무거운 마음이 앞선다고 했다. 크레딧이 좋아 이자율을 우대금리인 5%에 받았는데 지금은 7%로 뛰어 페이먼트가 월 100달러가 차이가 나게 됐기 때문. 그는 “연초 고정 이자율로 바꿀 기회가 있었지만 금리 인상이 언제까지 가랴 했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시기를 놓친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변동 이자율로 상업 대출을 한 사람들의 경우는 늘어나는 페이먼트 압박이 더욱 크게 됐다. 예를 들어 금리 인상 전인 지난해 초 5.5%로 50만달러의 7년 상환 비즈니스 대출을 한 고객의 경우 대출 당시 원금 포함 월 페이먼트가 7,270달러 정도였던 것이 지금은 월 8,000달러에 달하게 돼 금리 인상으로 매달 자동차 한 두 대 값이 그냥 날아가는 셈이 됐다.
현금 자산을 은행에 예치한 경우는 상승하는 금리 덕을 봤지만 현금 수익성의 향상과 맞물려 부동산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하락하면서 은행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한 투자가들에게 잇단 금리 인상은 좋지 않은 소식이었다.
한인 은행권은 금리 인상 행진 속에 이자 수익이 상당히 늘어나는 단기적 효과를 봤고 금리 마진 증가를 바탕으로 예금 이자를 높여 고객 유치에 나서는 고금리 예금 경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들의 페이먼트 부담 증가에 따른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 됐다.
<김종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