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ote)
화제의 넌픽션 소설 ‘냉혈’탄생 배경
작가의 창조적 열정·고뇌 생생
미 문학계에 논픽션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구축한 동성애자 소설가 트루만 카포티가 자기를 세계적 작가의 대열에 올려 놓아준 계기가 된 ‘냉혈’(In Cold Blood)을 쓸 때의 이야기다. 카포티는 1959년 캔사스의 한 농촌에서 일어난 엽기적 일가족 살해사건의 두 범인 페리 스미스와 딕 히칵을 집중 인터뷰해 이 사건을 논픽션 소설로 써 센세이션을 일으켰었다. 영화는 카포티의 일생중 이 작품을 쓰는 동안의 삶을 집중적으로 심층 보도하는 식으로 묘사하고 있다.
뉴요커의 기고가인 카포티는 처음에는 혀 짧은소리를 하면서(이 때문에 한동안 영화 속 그의 대사를 잘 알아듣기가 힘들다) 온갖 연기 같은 제스처를 구사하는 경박한 인간으로 묘사된다. 그런데 그가 두 살인자 그 중에서도 특히 깊은 연민을 느끼게 되는 페리를 인터뷰하고 작품을 집필하면서 그런 인간의 모습이 진지하고 심각한 것으로 변모한다. 이런 내적 외적으로 심오하고 민감한 연기를 필립 시모어 하프만이 경탄할 만큼 섬세하고 완벽하게 표현한다(내년도 오스카상 감이다).
카포티는 뉴욕타임스에 난 짤막한 캔사스 일가족 4명의 피살기사를 읽고 그에 관해 글을 쓰기로 하고 자기의 가까운 보조자인 하퍼 리(‘앵무새 죽이기’의 저자 역을 캐서린 키너가 차분하게 잘 한다)와 함께 캔사스로 내려간다. 그는 이 때부터 페리(클리프턴 칼린스 주니어 역시 호연)를 집중적으로 인터뷰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카포티는 페리에게 강한 애착과 동정을 느끼게 되고 페리는 카포티를 믿고 존경하게 된다. 카포티의 페리에 대한 감정은 이루지 못할 사랑이어서 카포티의 작품에 강한 영향력을 미친다. 카포티는 냉정하고 간교한 인간이어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페리에게 거짓말을 서슴없이 하고 기만하는데 페리의 사형집형이 자꾸 연기되자 카포티는 글을 완성하려는 욕망에 자기가 동정하는 페리의 형집행을 기다리는 이율배반적인 입장에 놓인다.
그러나 영화는 카포티를 괴물로 묘사하지 않고 그의 고뇌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작가의 창조적 고뇌와 열정에 관한 작품이기도 한데 너무 하프만의 연기에 매달려 서술과 감정적 면에서 완숙된 드라마로 성공치는 못했다. R. 아크라이트, 웨스트사이드 파빌리언, 뉴월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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