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년의 역사를 가진 ‘마셜 필드’ 백화점이 내년 여름 ‘메이시스’로 바뀐다는 시카고 트리뷴의 21일자 1면 보도가 전해지자 이를 두고 찬반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마셜 필드는 스카이라인, 레익 프론트와 함께 시카고 시민들이 아끼는 상징물 중 하나. 시카고 대화재에서도 살아남은 이 백화점은 현재 노스트롬같은 다운타운 소재 백화점들 뿐만 아니라 타켓, 월마트 등 디스카운트 스토어와도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월 마셜 필드를 인수한 신시내티 소재 페더레이티드 디파트먼트 스토어스사(FDS Inc.)는 시카고 뿐만 아니라 미네소타, 위스콘신, 노스 다코다, 사우스 다코다, 오하이오 등 미 중서부 62곳에 위치한 마셜 필드 매장 모두 내년 여름 ‘메이시스’로 이름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시카고 시민들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라고 분노하며, 일부는 마셜 필드 시계 앞에서 만나자며 동요하고 있다.
시카고 시민 헬레나 비달(87)씨는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메이시스는 뉴욕에, 필드는 시카고에라고 말하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그는 마셜필드는 매주 화요일마다 친구와 만났던 추억의 장소라고 전했다.
퍼더레이티드사의 테리 룬그렌 CEO는 시장 조사 결과 3분의 2 이상의 응답자가 매장 이름 변경에 대해 ‘상관없다’ 또는 ‘긍정적’이라는 답을 했다며 이름 변경이 시카고 시민들에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카고 트리뷴지가 온라인을 통해 실시한 설문에는 96 퍼센트 이상의 응답자가 필드가 메이시스로 변경되면 그곳에서 쇼핑하지 않겠다는 답을 했다.
리처드 데일리 시카고 시장은 시장은 항상 변화를 받아들인다. 시카고 시민도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는 의사 표명을 했다.
룬그렌 CEO도 마셜 필드란 이름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잘 알지만 최근 몇년간 성적이 좋질 않았다며 이름 변경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으나, 일부 리테일 컨설턴트들은 보수적 성향의 시카고 시민들은 마셜 필드란 브랜드 네임에 충성적인 고객들이라고 설명하며 페더레이티드사의 좁은 시야를 비난하기도 했다.
뉴욕 소재 스트래티직 리소스 그룹의 버트 플리깅어 매니징 디렉터는 필드의 최근 실적이 썩 훌륭하진 않았지만 이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었다. 페더레이티드사가 인수하면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시카고 명물이 사라지는 데 대한 아쉬움을 표하는 한인들의 반응도 전해지고 있다. 다운타운 소재 학교 재학시 마셜 필드를 자주 찾았다는 박모씨(24. 회사원)은 뉴욕 아이덴티디인 메이시스가 시카고의 상징인 마셜 필드를 대체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점심때면 학생들이 모이던 지하 식당가도 뉴욕식으로 바뀌게 될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송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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