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선택의 고려 사항과 관련해서는 한국과 미국의 지역 차이보다는 남성과 여성의 성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양국 거주 젊은이 541명 동시 설문
한국여성-미주남성, 상호결혼‘적극’
“부모 반대해도 한다” 한인여성‘강경’
본보와 선우는 5월17일부터 28일까지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541명의 젊은이를 대상으로 ‘한국거주자와 미주 한인의 결혼관 비교’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미국에서는 LA, 뉴욕, 시애틀, 워싱턴에서 젊은이 241명을 대상으로, 한국에서는 300명을 선정해 전화와 개인면담, 인터넷을 통해 설문을 실시했다. 설문은 한미 양국의 결혼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 배우자에 대한 인식, 결혼 후 생활 등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 이뤄졌다. 이번 설문조사의 신뢰구간은 95%이며 표본오차는 ±4.21이다.
타인종과 결혼 미주 젊은이가 더 선호
미주여성 “혼전 성관계 안돼” 가장많아
한국남성, 배우자 외모 가장중시 눈길
한국 젊은이, 배우자 직업 ‘안정성’신경
미주여성 ‘부모와 동거 반대’비율 최고
“장인 장모 모시겠다” 남성이 여성 웃돌아
Ⅰ. 결혼, 우리는 이렇게 본다
▲결혼 적령기
미국의 한인은 성별에 관계없이 결혼 적령기를 폭넓게 꼽은 반면 한국의 젊은이는 특정 나이를 선호해 나이에 대해 민감했다. 하지만 결혼 연령은 대체로 한미 양국의 젊은이들이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 여성의 결혼 적령기는 양국이 모두 28세가 가장 적절하다고 답한 반면 남성은 한국이 32세, 미국의 한인이 30세를 선호했다.
남성의 결혼 적령기로 한국인은 32세(37.5%)를, 미국 한인은 30세(22.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연령범위에서 미국은 28세(5.8%)부터 35세(8.3%)까지 폭넓은 선택을 한 반면 한국인은 대부분 (3명당 2명꼴) 30대 초반에 결혼을 하는 것이 좋다고 대답했다.
여성들은 한국인(41.9%), 미국의 한인(27.1%) 모두 28세를 꼽아 의견일치를 이뤘다. 결혼적령기에 대한 젊은이들의 생각은 학력과 직업에 따른 차이가 거의 없었다.
▲ 결혼 상대
태평양을 뛰어넘는 한국과 미국 한인간의 결혼에 대한 선호도도 조사했다. 한국에 사는 여성과 미국 한인 남성들은 상호 결혼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또 긍정적 답변을 한 한국 남녀중 미국에 사는 한인과 결혼하고 싶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외국에서 생활하는 것이 괜찮다’를 꼽았다(한국 여성 45.7%, 남성 29.2%). 반면 미국의 한인 남성은 한국에 있는 사람이 ‘순수해보여서’, ‘성실해서’ 등 전통적인 한국의 이미지에 많은 점수를 주며 결혼에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한국 여성과 미국의 한인 남성은 선호도에서‘보통이상이다’라고 응답한 사람이 각각 72.1%, 72.8%에 달했다. 한국 남성의 42.9%, 미국의 한인 여성의 35.8%는 ‘별로 관심 없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반해 미국의 한인 남성의 27.5%는 ‘순수해 보여서’, 여성의 24.2%는 ‘같은 문화여서’를 15.2%는 ‘성실할 것 같아서’를 가장 많이 꼽았다.
▲부모 반대 있다면
한국 남성의 절반 이상은 부모가 반대해도 결혼하겠다고 대답한 반면 여성은 부모가 반대한다면 10명 중 9명은 결혼을 포기하겠다는 보수적인 결혼관을 보여줬다. 이에 비해 미국의 한인 여성은 한국 여성보다‘상관없다’고 대답한 사람이 한국 여성의 3배에 달해 개방적 경향이 뚜렸했다.
한국 남성의 51.7%는 ‘부모 반대에 상관없이 결혼하겠다’고 대답해 다른 집단보다 가장 사랑에 용감했다. 한국 여성은 9.1%만이 ‘부모 반대에 상관없이 결혼하겠다’고 대답, 부모의 의견이 사랑보다 앞서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비해 결혼 강행 의지를 보인 미국의 한인 여성은 26.3%에 달해 한국 여성과 큰 대조를 보였으며 한인 남성은 36.9%가 결혼 강행 의지를 밝혔다.
▲타인종 결혼
한국보다 타인종과 어울려 사는 미국의 젊은이가 타인종 결혼에 긍정적이었으며 미국의 한인 남성이 여성보다 타인종 결혼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실제로 타인종 결혼을 여성이 많이 한다는 기존 통계자료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이는 ‘마음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미국 한인 남성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타인종 배우자로 백인을 가장 선호했다. 미국의 한인 남성의 60.2%가 타인종 결혼에 ‘보통’, ‘긍정적’이라고 대답해 여성의 54.8%보다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반해 한국 남성의 37.4%와 여성의 46.8%만이 타인종 결혼에 ‘보통’또는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남성을 제외하고는 타인종 결혼의 배우자로 60% 이상이 백인을 선호했으며 한국 남성은 아시안을 백인보다 더 선호한다고 밝혀 이채로웠다. 한국 남성의 아시안 선호는 한류 열풍 등으로 아시아 국가와 교류 활성화에 따른 거부감 감소로 해석된다.
▲혼전 성관계
미국의 한인은 혼전 성관계에 대해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미국 한인사회의 보수적 정서와 개방적인 미국 사회의 틈 속에서 성장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미국 한인 여성의 55.5%는 ‘서로 원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대답을 한 반면 ‘어떤 경우든 안 된다’는 대답도 다른 집단보다 가장 높은 18.3%나 나왔다. 한인 남성도 ‘어떤 경우든 안 된다’고 답한 비율이 14.6%에 달해 혼전 성관계에 대해 두 번째로 높은 거부감을 보인 집단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한국 남성은 혼전 성관계에 대해 단 5.4%만이 ‘어떤 경우든 안 된다’고 대답해 성에 대해 부끄러워했던 한국 사회가 많은 변화를 했음을 드러내줬다. 한국 여성의 경우 ‘결혼할 예정이면 문제될 것 없다’고 대답한 사람이 54.6%에 달해 ‘섹스=결혼’이란 공식이 아직도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Ⅱ. 배우자
▲ 배우자 선정시 중요 요인
배우자 선택의 고려 사항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의 지역 차이보다는 남성과 여성의 성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남성은 여성의 신체매력을 배우자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본 반면 여성은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결혼에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미국과 한국의 남성은 신체매력도, 성격, 사회적 지위 등이 배우자 선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답한 반면 미국과 한국의 여성은 사회적 지위, 성격, 가정환경, 가정환경을 우선 순위로 꼽았다. 남성에게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인 신체적매력은 여성에게는 4번째 고려사항밖에 되지 못 해 남녀의 시각차가 큰 것을 보여줬다.
특히 한국 남성은 100점 척도에서 배우자 고려 사항 중 신체매력에 다른 집단보다 가장 높은 32.4점을 부여해 외모지상주의의 우려를 자아냈다.
한편 종교생활이 이민생활의 가장 큰 사회활동을 차지하는 미국 한인 사회의 특성을 반영하듯 한인들은 종교를 배우자 선택의 고려사항으로 한국보다 두 배 가까이 높게 꼽았다.
▲선호 직업
한국의 젊은이는 배우자 직업으로 안정성을 선호했으나 미국의 한인은 직업이 배우자 선택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한국 남성은 교사(43.5%), 공무원(16.3%)를 꼽았으며 여성은 공무원(26%), 전문직(19.5%)을 선호했다. 이에 반해 미국의 한인 남성의 36.9%는 ‘직업은 상관없다’고 가장 많이 대답했으며 회사원(14.6%), 교사(8.7%)가 그 뒤를 따랐다. 미국의 한인 여성은 전문직 종사자를 선호한 사람이 24.8%로 가장 많았으며 ‘상관없다’와 ‘자영업’이 각 13.1%로 나타났다.
▲ 소득 수준
미국 한인이 한국 젊은이보다 배우자 소득을 더 높게 희망해 한미 양국의 경제력 차이를 반영했다. 또한 여성의 남성에 대한 소득 수준이 지역과 상관없이 높아 남성이 경제적 책임을 져야한다는 전통적인 ‘남녀역할론’이 아직도 유효함을 보여줬다.
미국 한인 여성의 73.7%가 배우자 소득으로 가장 높은 연봉 5,100만원이상을 꼽았으며 한인 남성의 39.8%는 3,100∼5,000만원, 한국 여성의 65.6%가 3,100∼5,000만원을 선호했다.
Ⅲ. 결혼 후 생활
▲ 부모와 동거 여부
결혼 후 부모와 같이 살겠느냐는 질문에 미국의 한인 여성은 가장 높은 반대 비율을 보여줘 부모로부터도 사생활 보호를 받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부모와 동거 여부에 대해서는 미국의 한인 여성은 57.7%가 반대한다고 대답해 시부모와 동거를 가장 꺼렸으며 한국 남성은 가장 높은 45.6%의 찬성을 보여줬다. 장인, 장모와 동거 여부에 대해서도 미국의 한인 여성이 48.9%가 반대한다고 대답했으며 미국 남성은 24.3%, 한국 남성은 23.8%가 각각 찬성한다고 밝혔다. 남성들이 결혼 후에도 장인, 장모와 함께 사는데 대해 여성보다 더 찬성한다고 대답한 결과는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결혼 후 시댁에 대한 경제 지원.
한국 남성이 부모에 대한 애착이 가장 크며 상대적으로 여성은 특별한 행사에만 경제적 지원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남성은 ‘정기적 용돈(59.2%)’,‘특별한 행사에만 지원(38.8%)’하겠다고 했으며 미국의 한인 남성의 49.5%는 각각 ‘정기적 용돈’과 ‘특별한 행사에만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한국 여성과 미국의 한인 여성은 ‘특별한 행사에만 지원’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각 53.9%, 55.5%로 가장 많았으며 ‘정기적 용돈’의사를 밝힌 사람이 각 43.5%, 43.1%를 기록했다.
▲결혼 후 재테크
한미 양국의 젊은이는 가장 선호하는 재테크 수단으로 부동산을 꼽았다. 하지만 미국의 한인은 증권 투자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 분산투자를 통해 재산을 증식하겠다고 밝혀 부동산과 적금에 치중된 한국의 젊은이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미국의 한인 남성은 부동산 투자(47.6%), 증권(25.2%), 적금(24.3%), 여성은 부동산(51.8%), 적금(29.2%), 증권(18.3%)의 순서로 재테크 수단을 삼았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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