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비전
새로운 도전
락 클라이머 구본선(23·UC리버사이드 휴학)씨는 암벽등반 경력 5년째인 1.5세 한인청년. 별일이 없는 한 주말이면 산을 찾기 때문에 이미 LA 근교의 내로라 하는 암벽은 거의 다 탔다.
지난달에는 재미대한산악연맹 회원들과 함께 팜스프링스 동쪽 아이들와일드의 수사이드 락(Suicide Rock)을 찾아 3시간여의 등반 끝에 250미터 높이의 암벽 정상에 올랐다(사진).
이어서 이달 초에는 3박4일간 로프에 매달려 숙식을 해결하면서 수직으로 솟아 있는 요세미티 해프 돔 등정에 성공했다. 로프로 몸을 묶긴 했으나 거의 맨 손으로 희고 잘 생긴 이 바위산에 오른 것이다.
그는 산이 있으므로 산에 오르듯, 암벽이 있으므로 암벽을 탄다고 한다. 레포츠도 편하고 재미있는 것만 찾는 또래 젊은이들과는 달리 구씨가 암벽등반에 나서는 것은 무엇보다 그의 유별난 도전정신 때문이다. 절벽 앞에 설 때마다 천길 절벽은 까마득하고, 정상 등반은 도저히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한 발, 한 발 위로만 오르는 인고의 시간 끝에 정상에 섰을 때, 그 성취감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기에 그는 오늘도 바위 절벽을 오른다.
본보는 올 6월9일로 창간 36년을 맞았다. 모든 이민자들의 삶이 그러하듯 뒤돌아보면 본보 36년도 도전의 연속인 세월이었다. 그 과정에서 때로 실패하고, 때로 망외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급변하고 있는 시대상황과 언론환경은 본보에 또 다른 비전과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
서른 여섯 생일날 아침, 앞으로 다가올 36년도 또다른 도전의 시간일 것을 다짐해 본다.
글·사진 서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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