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대치’배경
지지도 민주 39%-공화 35% 바닥불구
민주“권력남용” 공화“의사진행 방해”
내년 중간선거에 “득”아전인수격 계산
연방의회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신이 갈수록 고조되는 가운데 필리버스터 논쟁을 둘러싼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결은 이를 더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리버스터 논란이 이른바 ‘핵무기 옵션’ 사태로 치달은 것은 양당이 서로 상대에 더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계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공화당이 쥐고 있는 핵무기 옵션이란 상원규정을 개정, 연방판사 인준표결시 소수당측의 필리버스터를 아예 금지시킨다는 것.
이번 논쟁으로 양당에 대한 지지도가 나란히 추락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둘 중 어느 당이 더 많은 진흙에 덮이느냐는 것이다.
이번주 발표된 퓨 여론조사에 따르면, 의회 민주당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도는 39%에 불과하고 41%가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회 공화당에 대한 불신이 이보다 더욱 심해 공화당의 직무수행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겨우 35%에 그쳤고 무려 50%가 불만을 나타냈다.
공화당은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했는데도 불구하고 최근 일련의 사건으로 입지가 약화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나머지 과제를 제쳐놓고 가장 열심히 추진해온 소셜시큐리티 개혁은 국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어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자들은 플로리다 식물인간 테리 샤이보 케이스에 개입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한편 톰 딜레이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를 둘러싼 윤리는 공화당이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더욱이 하늘을 치솟는 개솔린 가격과 계속되는 이라크 폭력사태, 쉴 새 없는 주식변동 등으로 정치권에 대한 미국민들의 불만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를 들어 의회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 유권자들의 노여움이 집권당에 집중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94년 연방의회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신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공화당이 민주당을 몰아내고 의회를 장악한 것처럼 오는 2006년 중간선거에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민주당은 이번 대결에서 공화당이 상원 규칙을 개정하기까지 권력을 남용하고 실리적인 과제를 무시하고 분열적인 이념적 성전을 추진해 당파심을 조장한다고 몰아붙이고 있다.
한편 공화당은 보수 기독교 세력 등 지지기반을 다지기 위해 이번 싸움이 해볼 만하다는 계산이다. 공화당은 또 이번 대결을 계기로 민주당을 의사 방해자로 다시 낙인찍을 기회를 제공한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전략은 2002년 중간선거와 2004년 대선에서 매우 효과적으로 적용됐다.
LA타임스는 그러나 양당이 얇은 빙판 위에서 서로 얼음을 깨는 셈이라며 둘 다 물에 빠지면 누가 덕을 볼 수 있냐고 반문함으로써 이번 사태에 대해 양비론적인 입장을 취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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