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석가탄신 봉축법어 >
▶ 석보화(워싱턴 세계사 일화선원장 겸 볼티모어 대덕사 주지)
여러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온 세상은 여러분들의 환희광명으로 충만하였습니다.
이미 충만한 까닭에 보이는 것과 보는 것이 부처님의 모습을 여의지 아니하였고, 듣는 것과 듣기는 것이 모두 부처님 음성이 아님이 없습니다. 이 보고 듣는 것이야말로 모든 중생의 근본 성품이며 모든 진리의 당처인 것입니다. 이 속에 이르러서는 깨침도 미혹도 볼 수가 없으며 혼연히 중생도 부처도 구별할 길이 끊어졌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부처님이 오셨다 하고 무엇을 일러 불탄절이라 하였습니까? 이에 대해 한마디를 놓을 수 있다면 그 순간이 부처님을 위시한 모든 성인들이 일체 중생과 더불어 진리에 태어나는 순간일 것이요, 오늘의 행사도 뜻이 깊다고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아니하면 진리없는 곳에다 부질없이 건물을 크게 지으며 부처없는 곳에다 사리탑을 높이 쌓는다 할 것입니다.
이 한마디는 참으로 엄격하여서 볼래야 볼 수 없는 곳에서 능히 보며 들을래야 들을 수 없는 곳에서 능히 듣더라도 부처가 이 땅에 온 도리는 꿈에도 모른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부처가 이 땅에 온 도리입니까?
여사미거에 마사도래(驪事未去 馬事到來)라, 나귀의 일이 가기 전에 말의 일이 왔다고 하리니 오늘같이 기쁜 날 함께 탁마하여 봅시다.탁!(죽비소리) 아기 부처 태어나서 사방으로 일곱 걸음 걸으니 먼지 티끌마다 시방세계 머금었고 천상천하에 유아독존이라 외치니메아리없는 산골짜기에 메아리 소리 들리네. 그의 걸음걸이에 연꽃이 핀 것은 묻지 않겠거니와 그것을 지금 바라보고 있는 이는 어디서 왔는가?
탁탁탁!(죽비 세번 치고 하좌하다)
석보화(워싱턴 세계사 일화선원장 겸 볼티모어 대덕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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