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크 패리시(47)는 복음을 전파하려고 애쓴다고 말한다, 하지만 패리시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가 돈을 벌기 위해 법을 어기고 있다고 꼬집는다. 이는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최근 수년간 겪은 분규 가운데 가장 미묘한 것 중에 하나다. 이를 둘러싼 논란을 USA투데이가 최근 소개했다. 라디오방송국 엔지니어인 패리시와 다른 2명의 동업자는 2003년이래 FCC로부터 전국에 1,026개의 라디오 전파 중계소를 설치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아냈다. 눈이 나올 정도다. 중계소는 라디오방송국이 정상적으로는 전파를 도달할 수 없는 지역에 전파를 보낼 수 있도록 중간에서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지리적으로나 지형상 이유로 전파가 약해지면 잘 들을 수 없으므로 이 약해진 전파를 강화시켜 청취자들에게 연결해주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한다.
산에 막힌 지역·원거리 난청지역 등에 전파중계권
1천여개 무료로 따낸 뒤 85개 약 80만달러에 팔아
“기독교 전파 일념 뿐” vs “공익사업 독점은 위험”
연방통신위, 엔지니어 출신 등 영리목적 여부 조사
패리시는 미 전역에 기독교 방송을 전파하기 위해 비영리차원에서 활동한다는 모토를 강조한다. 기독교방송을 듣고 싶어도 산에 막히거나 아니면 거리가 방송국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듣지 못하는 청취자들을 위해 중계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종교 및 공익단체들은 패리시가 복음전파라는 미명아래 치부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전파 중계권을 따낸 뒤 이를 신속하게 돈을 받고 팔아 넘기는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패리시는 중계권을 FCC로부터 무료로 받아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약 85개를 종교단체나 일반 사기업에 80만달러 이상을 받고 매각했다. 그리고 앞으로 수백 개의 중계권을 더 매각할 계획이다.
이제 FCC가 조사에 나섰다. 패리시를 고발한 ‘미디어 엑세스 프로젝트’의 해롤드 펠드는 “필요한 사람들이 무료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돼 있는 정부의 프로그램을 교묘하게 독점한 뒤 이를 되파는 상술로 떼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며 FCC에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했다. 펠드는 이어 “출력이 약한 비영리 라디오방송국들에게 더 없이 소중한 중계소 사용권 특정인이나 회사가 독점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패리시는 펄쩍 뛴다. 자신이 부당하게 돈을 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자신은 더 이상 자신에게 필요 없는 전파중계소를 매각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FCC는 지난 2년간 3,500개의 전파중계권을 허가했다. 그리고는 8,000개의 중계권에 대해서는 일단 보류 조치했다. 출력이 낮은 방송국에 전파중계권을 우선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패리시의 중계권 취득은 2003년 3월 시작됐다. FCC가 전파중계권 취득 신청을 받는다고 공시했다. 기간을 1주일이었다. 아이다호에서 방송국 3개를 갖고 있는 패리시와 동업자들은 4,000개를 신청했다. 전체 신청물량의 30%를 차지했다. 그러다 패리시는 다른 방송국들과 경합을 벌여야 하는 부분에서는 신청을 철회했다. 그리고 아무도 원하지 않는 지역에서의 중계권을 무료로 차지했다. 공짜로 얻은 전파중계권을 패리시는 팔기 시작했다. 포트 로더데일의 캐벌리 채플은 자신의 기독교방송 전파를 강화하기 위해 패리시의 중계권 22개를 31만4,000달러를 주고 샀다.
중계권에 대한 규정은 모호하다. FCC 규정은 방송국이 일정기간 전파중계권을 선용 한 뒤 매각할 수 있다고 명시했으나 이 규정이 1980년대 초 제거됐다. 하지만 패리시 반대파는 전파중계권은 불법거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진정으로 공익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만 사용돼야 한다는 논리다.
FCC는 패리시가 전파중계권을 영리목적으로 매각했는지 여부에 대해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다. 패리시는 이에 대해 85개 중계권은 미미한 수준이며 자신은 일부 중계권을 거저 넘기기도 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패리시의 적극적인 중계권 홍보와 마케팅이 영리 목적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는 게 반대파의 반박이다.
패리시는 플로리다 매러손에서 전자상점에서 수리공으로 일하면서 기독교 복음 전파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전파중계권 신청과 취득은 모두 이에 관계된 것이라고 한다. 나중에 트윈폴스에 있는 기독교장송국 KAWZ의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전국적으로 약 400개의 위성수신 전파중계소를 설치했다. 이 분야에 눈을 뜬것이다.
2000년 다니던 방송국을 그만두고 전자 하청업체를 차린 패리시는 설교를 듣던 중 “보다 큰 일을 하라”는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전파 중계권을 신청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종교방송연합회의 프랭크 라이트 회장은 패리시가 전파중계 분야를 총괄하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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