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밤 SF 미야코 호텔에서 열린 박람회 참가업체 환영만찬에서 국민의례를 위해 일어선 연길시 대표단.
실적은 없어도 희망을 껴안고
박람회 첫선 연길시 대표단, 켄터키→워싱턴DC 거쳐 15일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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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왕장·양혈구복액·염립로얄제리·귀계삼 구복액·고원과립·백두산 산삼….
백두산 산삼 등 한두가지를 빼놓고 이름만 들어서는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이것들은 SF한인상의(회장 유대진) 주최 제2회 한국무역박람회(5-7일)에 첫선을 보인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연길시의 ‘길림요동약업집단’이 가져온 제품들이다. 자치주에서 가장 큰 제약회사 겸 건강식품제조회사인 이 회사는 그러나 허탕을 쳤다. 수출계약은 맺지 못하고 다만 동포한마당잔치에서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재고를 겨우 처리했다.
이 회사와 같이온 연길문화의약포장공사도 각종 약병사리를 내놓고 수입선을 기다렸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각종 버섯류와 인삼제품·연변김치 등 야심작을 들고온 연변대의 경제발전유한공사 역시 빈손이었고 백화점 상가분양을 위해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한 연길시건설유한공사도 같은 입장이었다. 연길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젊은 조선족’ 김성철 경제개발국 부주임(부시장급)의 열띤 투자유치 호소 또한 이렇다할 메아리를 얻지 못했다.
때문에 유대진 회장·김상언 총본부장 등 박람회 주최측 고위관계자들은 연길시 대표단을 만나면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러나 연길시 대표단의 표정은 영 달랐다. 첫술에 배부르랴는 듯 여유만만이었다. 최근 연변자치주 부장(부지사)로 내정된 민광도 중국공산당 연길시당위원회 서기장 등 대표단은 거듭되는 허탕에도 전혀 내색하지 않고 짬짬이 관광을 하거나 밤에는 숙소(SF래디슨미야코호텔) 인근 음식점이나 술집에 들러 여흥을 즐기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 이유는 연길시 대표단이 이번 박람회를 단판승부가 아닌 장기승부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량호 외사판공실 주임(국장)과 함께 지난 2월 베이지역을 처음 방문했던 조철학 시장도 당시 수출계약을 맺지 못하고 투자유치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우리 연길을 알리는 차원에서 접근하겠다고 느긋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지난 5일 연길에 대한 투자설명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김성철 경제개발국 부주임도 임대료 감면·세금감면 등 연길투자의 혜택은 물론 중국-북한-러시아로 연결되는 지리적 이점과 공직간부들의 60%가 조선족이라는 등 연길만의 장점을 들며 투자를 권장하면서도 기회가 되면 한번이라는 식으로 조급해하지 않는 면을 보였다.
경제발전유한공사 소사국 이사장·건설유한공사 서기이 이사장·의약포장공사 이문화 이사장·요동약업집단 리병안 이사장 등도 하나같이 다음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며 희망을 안고 떠났다. 연길시 대표단은 박현우 미주통상대사의 안내로 켄터키와 워싱턴DC를 방문한 뒤 오는 15일 되돌아간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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