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결혼자금 4만 달러를 윈링크사에 투자했다 날린 하모씨가 이 회사 사무실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서준영 기자>
원금만 9백여만달러 추산
다단계 판매회사인 ‘윈링크사’ 파동은 결국 한인투자금 900여만달러의 피해만 남긴 채 파국으로 막을 내렸다.
29일 수십 여명의 한인피해자들은 윌셔가에 있는 이 회사 사무실에 모여 투자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결론짓고 이 회사 전·현직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또 경영진들이 이날 하루종일 한 사람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채 피해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사무직원들은 사무집기 등을 정리해 짐을 싸는 등 사무실은 파장 분위기가 역력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이날 오전 사무실 집기라도 가져가겠다며 공기 정화기 등 고가 전자제품 등을 빼내가려다 직원들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윈 링크사’의 전 대표 김여혜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표자리에서 이미 물러났기 때문에 아는 것도 없고 책임도 없다”면서 “변호사와 이야기하라”며 전화를 끊었다.
900여명의 회원들이 그동안 투자한 원금은 1,000여 만달러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고 회사측은 지난 28일 투자원금의 1/10에 해당하는 100여만달러를 회원들에게 나눠주어 결국 회원들은 900여 만 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한인 피해자들은 하루종일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민·형사 소송 제기를 논의했지만 자포자기한 듯한 표정이었다.
이날 오전부터 회사 사무실에 모여든 피해자들은 격한 감정을 드러내며 회사 관계자들을 애타게 기다렸으나 전·현직 대표 등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회사 책임자들이 나타나지 않자 피해자들은 즉석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회원들의 피해액과 비상연락망을 작성하고 일단 민사소송 제기를 서두르기로 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기자의 취재까지 제지했던 피해자들은 오후가 되자 진정을 되찾고 돈을 되찾을 수 있게 도와달라며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올해 서른 살이 된 딸의 결혼자금 4만 달러를 투자했다 한 푼도 건지지 못한 하모씨는 결국 눈물을 흘리며 “서류 상으로는 수익이 붙어 돈은 8만 달러로 늘어났지만 4,000달러밖에 받지 못했다”며 “딸 결혼자금이었는데 모두 잃고 말았다. 6월로 잡았던 결혼식을 가을로 연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허탈해했다. 10여 만 달러를 투자했던 한 남성은 기자에게 웃옷을 올려 보이며 “할복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전 대표였던 김여혜씨와 전화통화를 하며 돈을 돌려달라고 고함을 치는 피해자도 있었다. 김씨와 전화통화를 하던 J씨는 “벼룩의 간을 떼먹지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내 돈 돌려달라 “고 소리를 치기도 했다. 한 피해자는 “김여혜씨가 150만 달러를 가지고 내놓지 않고 있다”며 “김씨 부부가 회사의 실질적인 오너며 김씨 남편이 회사에서 현금을 가방에 싸서 가져가는 것을 목격한 적도 있다”면서 김씨 부부의 책임을 주장했다.
윈링크사는 지난 해 10월 회사 등록 후 11월 1일 LA시에서 ‘물품판매허가증’(Seller’s Permit)만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고수익을 보장하며 회원을 끌어들인 편법적인 영업방식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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