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 미국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암 등 불치병 환자들을 돕자는 구호가 적힌 고무밴드인 이른바 `의식(意識) 팔찌(awareness bracelets)’를 차고 다니는 유행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12일 워싱턴 근교의 초등학생들이 개당 1-2.5달러 정도인 여러가지 색깔의 고무 팔찌를 차고 다니는 현상을 소개하면서, `의식 팔찌’로 불리는 이 고무밴드들이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의 노란색 `리브스트롱(LiveStrong)’ 팔찌를 모방한 것들이라고 보도했다.
리브스트롱 팔찌는 암을 이겨낸 사이클 선수 암스트롱의 `강하게 살라’는 말을 새겨넣은 노란색 고무밴드로 랜스 암스트롱 재단을 통해 지난 5월부터 지금까지 미국 전역에서 2천700만개가 판매됐다. 이 팔찌는 지난 여름 급격히 확산됐다.
‘리브스트롱’이 이처럼 크게 호응을 얻자 최근들어 노란색 외에도 여러가지 색의 ‘의식 팔찌’들이 나름대로의 구호를 갖고 만들어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예컨대 분홍색 팔찌는 유방암 환자들을 돕자는 구호를, 하늘색은 자폐증환자들을 돕자는 얘기를 담고 있다. 감청색은 골수 기증을 장려하는 내용이고 붉은 색은 금연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도 있다. 짙은 청색 팔찌는 `이스라엘을 굳건히 지지하자’는 구호를 새겨넣었다.
가격은 처음에 나온 ‘리브스트롱’이 1달러에 판매됐으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자 인터넷 경매 사이트인 e베이에서 암스트롱 재단이 아닌 다른 업체들이 만든 상품이 더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다른 색깔의 팔찌들 중에는 개당 최고 2.5달러까지 팔리는 것들이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자동차들이 뒷범퍼에 각종 구호를 적은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는 것처럼 이제는 사람들이 각종 구호를 적은 팔찌를 손목에 차고 다닌다고 보도했다.
8세에서 11세정도까지의 초등학생들은 이 팔찌를 서로 교환하기도 하고 사립학교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팔찌를 한 개이상 찰 수 없다는 규정을 어기면서 여러개를 차고 다녀 문제가 되기도 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팔찌는 아이들만 차는 것이 아니다. 암투병을 이겨낸 사람들과 유명인사 등을 비롯한 성인들도 이 ‘의식팔찌’를 차고 있다. 이들중에는 영화배우 톰 행크스와 맷 데이먼, 로빈 윌리엄스, 린지 로핸, 안젤리나 졸리 그리고 메이저리그 야구선수인 뉴욕 양키스의 데릭 지터, 토니 윌리엄스 워싱턴 시장, 존 케리 상원의원, 조지 부시 대통령까지 포함된다.
코미디언 제이 레노는 이 팔찌를 찼을 뿐 아니라 한동안 자신의 쇼를 보러온 방청객들에게 이 팔찌를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문제는 이 팔찌들을 판매한 수익금이 과연 암환자나 자폐증 환자 등 팔찌에 적힌 구호를 위해 쓰이느냐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몇달러 주고 이 팔찌들을 사기는 쉽지만 과연 그 돈들이 사기꾼들에게 가는지 아니면 자선단체에 가는지 알아내기는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
‘리브스트롱’을 처음 판매하기 시작한 암스트롱 재단은 나이키사의 협찬으로 첫 500만개의 판매수익을 100% 챙겼으며 이후에는 판매수입 1달러당 77센트의 수익을 챙겼고 나머지 23%는 ‘리브스트롱’의 생산, 판매에 투자했다.
일각에서는 ‘리브스트롱’이 제3세계 국가에서 저임금으로 노동자들을 혹사했다는 언론 보도로 타격을 입은 나이키사의 이미지 회복을 돕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사진있음)
k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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