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여성 K씨(왼쪽)와 M씨가 타운내 한 마약중독 치료기관에서 자신들의 과거를 털어놓고 있다. <진천규 기자>
번듯한 직장 쫓겨나
끝내 거리로 내몰려
고교때 장난복용 20대에 중증
약장사로 돈벌이 갱관련 감옥까지
마약관련 혐의로 카운티 구치소 등에 수감되는 한인여성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 한인사회의 마약도 이제 특정 성이나 연령에 한정된 문제가 아닌 것이다. 여성 마약은 상대적으로 외부에 적게 노출되었을 뿐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병인 만큼 그 상태는 더 심각하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마약의 덫에 걸려 오랫동안 고통받다 한 한인 선교단체의 도움으로 새 삶을 찾고 있는 두 한인여성을 통해 여성 마약실태의 단면을 들어본다.
지난 2001년 9월 타운내 마약중독 치료기관에 입소한 한인여성 K씨(33)는 마리화나로 시작, 중독성 강한 ‘코카인’과 ‘스피드’까지 두루 경험했다.
마약을 벗삼은 지난 8년은 K씨에게는 악몽 그 자체였다. 은행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밥도 안먹고 잠도 안자며 마약을 복용, 직장에 지각하기 일쑤였으며 이같은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직장상사는 끝내 K씨를 해고하기에 이르렀다.
K씨는 “고교 때 장난삼아 해본 것이 20대 초 남자친구를 잘못 만나 중증으로까지 발전했다”며 “마약한 지 1년만에 120파운드이던 체중이 90파운드로 줄더라”고 말했다. 은행에 근무할 당시 동생 집에 얹혀 살던 K씨는 돈벌이를 할 수 없게 되자 동생에게 돈을 뜯어 길거리에서 마약을 구입해 계속 복용하다 결국 덜미가 잡혀 동생 집에서 쫓겨났다.
오갈데 없는 신세로 전락한 K씨는 딸의 사정을 측은히 여긴 어머니의 권유로 치료기관의 문을 두드렸다. 처음엔 코로 흡입하다 차차 파이프로 피우는 방식으로 마약을 했다는 K씨는 한번 빠지면 절대로 헤어날 수 없는 것이 바로 마약이라며 한인여성들에게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이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소녀티를 벗지 못한 한인여성 M씨(21)는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는 ‘풍부한 마약경험’의 소유자. 8학년 때부터 청소년 갱들과 어울리며 마리화나를 피우다 고교생이 되자마자 직접 마약딜러로 나서 한 달에 현찰로 1,000달러 정도는 벌었다고 한다. M씨는 마약을 팔아 번 돈은 자신이 복용할 마약을 사는데 모두 썼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마약소지 및 판매 혐의로 적발돼 학교에서 퇴학을 당하는가 하면 갱 범죄에 연루돼 철창신세를 지기도 했다.
M씨는 “마리화나 자체는 몸에 해롭다고 생각되지 않지만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위험한 마약으로 옮겨간다는 것”이라며 “마약을 할 땐 오로지 마약밖에는 아무 것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규 고교에서 쫓겨난 뒤 문제아만 받아 들이는 대체 학교에 편입, 간신히 고교 졸업장을 취득한 M씨는 지난 5개월간 한인 치료기관에서 숙식하며 마약으로 얼룩진 과거를 떨쳐버리기 위해 몸부림치며 한인 여성들에게는 마약은 쳐다도 보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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