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시집‘내 콩팥이 혈액정화를…’펴내
신장 기능이 완전히 멈춰 사경을 헤매던 남가주에서 활동하고있는 시인 송석증(58, 사진)씨가 여동생으로부터 신장을 이식받아 새 생명을 찾은 뒤 그 고마움을 시로 대신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송씨는 지난달 한국에서 동생 운순(55)씨에게 헌정하는 시집 ‘내 콩팥이 혈액 정화를 거부했을 때’(시문학사 발간)를 펴냈다. 지난 99년 신장 기능이 상실돼 1년 동안 투석을 하며 사경을 헤맸던 송씨는 “휘영청 보름달 뜬 싸락눈 내리는 겨울밤/텅 빈 아스팔트를 굴러가는 가랑잎 하나”(병상일지 1중에서)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던 동생으로부터 지난 2000년 2월 신장 하나를 이식받고 송씨는 “파도로 밀리는 감사와 고마움이/지나온 붉은 융단 길 위에서/눈물밖에는 더 드릴 말씀이 없어서”(‘은혜’중에서)라고 토로했다.
이어 송씨는 “즐거운 한평생 생명만 사랑하게 마시고/미물인 사마귀 기억하며/공포의 단 한번 죽음도 사랑하게 하소서”(‘사랑하게 하소서 1중에서 )라며 자신이 받은 사랑을 세상에 다시 전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한다.
이 시집에서 콩팥 기능이 정지된 개인의 질병을 통해 정화기능을 상실한 현대사회의 병리현상을 지적한 송씨는 “실제로 현대사회는 한번쯤은 깨끗하게 투석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민자로서의 자신의 시적, 사회적 정체성을 병상에서 확인하고 진단해 나가는 병상일지와도 같은 송씨의 시는 결국 어머니와 고향이라는 본질적 서정성을 획득하고 있다.
모두 5부로 구성된 이 시집의 1부는 병상일지이며, 2부와 3부는 가족사랑, 고향을 노래하고 있다. 또 4부에서는 이민생활에서의 애환을 솔직 담백하게 적고 있으며, 5부는 실제 일어났던 일들을 토대로 미국사회 또는 한국사회를 질타하고 있다.
지난 97년 ‘시대문학’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한 송씨는 “이미 3년 전 죽었던 사람으로서 호흡하고 있는 한 시를 쓸 것이며, 그것이 나의 사명이고 임무”라며 “오는 8월 LA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질 계획이고 내년에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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