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집어 삼킬 듯 밀려오는 거대한 파도만 보면 보드를 움켜쥐고 바다로 뛰어들었던 서퍼 김수민씨(24·사진). 뉴욕태생의 2세로 칼스테이트 풀러튼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는 평범한 학생이란 첫 이미지와 달리 그는 서핑관련 잡지 ‘옵션’의 어엿한 편집장이다.
잡지 ‘옵션’에서 다루는 주제는 서핑의 한 갈래인 ‘바디보딩’(body boarding). 보드 길이가 짧아 이동이 쉽고 순간 움직임이 빨라 파도위에서 점핑과 회전이 가능해 파도의 흐름을 따라 미끄러지듯 달리는 일반 서핑보다 훨씬 역동적이고 격렬한 것이 특징이다.
김씨가 이 잡지의 편장장을 맡게 된 것은 6개월전 바디보딩을 다루던 유일한 잡지가 폐간된 것이 계기가 됐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관련업체 관계자들이 새로운 전문지 창간을 적극 권유하면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제안을 해 온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바디보딩 동호인이 수백만명에 이르고 있고 특히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다루는 전문잡지 하나 없다는 것은 생산업체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김씨는 “서핑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 내 전공에 도움이 된다는 점 등 몇가지 이유 때문에 시작한 일이지만 생각보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며 “하지만 얼마전 2만5,000부를 제작해 배포한 결과 반응이 기대이상으로 좋아 큰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옵션의 직원은 김 편집장을 포함한 풀타임직 10명을 포함한 총 50여명이지만 이들의 근무지는 대부분 자신의 집이다. 각자 맡은 업무를 진행하면서 중간 중간에 사무실에 모여 수정작업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가운데 김씨의 업무는 운영과 섭외, 해외 8개국에서 보내온 사진과 기사내용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을 담당하는데 학교수업과 병행하자니 여간 바쁜게 아니다. 요즘 들어서는 새벽 1시 이전에 누워본 적이 없을 정도란다.
김씨는 “미국내 유일한 바디보딩 전문지인 만큼 시장성이 매우 좋으며 신문사에 비해 훨씬 여유있게 일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며 잡지사의 미래에 강한 자신감을 표시하면서 “궁극적으론 멀티미디어화 시켜나갈 것”이라고 야심찬 계획을 설명했다.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모국어도 구사하는 김씨는 이 직업을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잘 모르겠다”면서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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