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사회에서는 남녀가 동행할 경우 남자는 여자를 보호하고 도와줄 책임이 있습니다. 여자가 신체상의 불편이 있어서가 아니고 여자가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행동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러한 보호를 ‘에스코트’(escort)라고 하는데 ‘호위’한다는 뜻입니다.
에스코트는 혼자의 일이 아닙니다. 에스코트하는 사람이 있으면 에스코트를 받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에스코트를 잘 해도 받는 사람의 자세가 적절치 않으면 의미가 없어집니다. 남자의 친절을 여자가 우아하게 잘 받아들이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남녀가 같이 갈 때 여자는 무거운 짐을 들었는데 남자는 빈손으로 걷는 광경을 가끔 볼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불균형은 남자가 들어주겠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자가 거절을 했거나, 남자측에서 모르는 척 했기 때문에 생기게 됩니다.
남자가 짐을 들어주겠다고 자청하면 여자는 약간 거절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감사합니다”하고 넘겨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남자가 모르는 척하면 여자측에서 부탁해야 합니다. 이때 남자는 당연히 무거운 것을 들게 되어 있다는 태도를 취하지 말고 역시 우아한 자세로 부탁해야 합니다. “손이 비어 있네요”라든가 “아무것도 안 들으니까 심심하지요”라든가 간접적인 표현이 적절합니다.
에스코트는 레이디 퍼스트의 원칙이 바탕입니다. 옥내나 옥외를 불문하고 여자가 앞서고 남자는 뒤를 따르는 것이 원칙입니다. 길이 험하면 남자는 재빨리 앞서서 여자의 손을 붙들어 주어야 합니다. 여자는 사양 말고 우아하게 응하여야 합니다.
차도를 낀 보도를 걸을 때는 남자는 차도쪽에서 걷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옛날에는 도로가 포장도 안되어 있었고 마차나 사람을 태운 말이 지나가면서 물이나 먼지를 튀기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그로부터 여자를 보호하고, 차도의 말이 보도로 뛰어 오를 경우 방패역할을 한다는 뜻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사정이 옛날과 다릅니다. 오히려 빌딩쪽에서 날치기가 나타난다던가 많은 사람이 밀려나온다던가 할 염려가 있기 때문에 빌딩쪽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남자는 차도쪽“이라는 법칙을 굳이 지킬 필요는 없습니다. 여자를 좀더 실질적으로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쪽에서 걸으면 됩니다.
자동문을 통과할 때는 여자가 앞섭니다. 무거운 문을 통과할 경우는 남자가 앞서서 그 문을 열어서 여자를 통과시킵니다.
회전문이 닫혀있을 때는 남자가 먼저 들어감으로써 문을 작동시키고 여자가 좇아 들어갑니다. 계단을 오를 때는 남자가 뒤를 따릅니다. 위험방지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전유경
<‘홈스위트홈 리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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