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BC 웰터급 세계타이틀전
▶ 전승 챔프 모즐리 5회 KO승
섀넌 테일러는 싸워보기도 전에 셰인 모즐리가 특출난 복서라는 걸 알고 있었다. 테일러 자신 29전 무패(28승1무)의 하드펀처였지만 ‘우상’ 오스카 델 라 호야까지 때려누인 전승챔피언 모즐리(36전 전승 33KO)가 얼마나 대단한 주먹인지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테일러는 다만 모즐리의 매서운 ‘손매’를 아직 맛보지 못한 것뿐이었다.
지난 토요일(10일) 밤 프로복싱의 메카 라스베가스. 모즐리가 휘어찬 WBC 웰터급 세계챔피언 벨트를 넘보며 링에 오른 테일러는 비로소 모즐리 펀치의 가공할 위력을 ‘몸으로 느끼며 ‘ 자신의 욕심이 설익은 것이었음을 인정해야 했다. 쑤시고 아픈 깨달음의 시간은 쉬는 시간을 합해도 고작 20분가량.
링의 새 영웅 모즐리가 테일러를 5회 KO로 물리치고 간단히 ‘수성’에 성공했다. 캘리포니아산 무쇠주먹 모즐리는 ‘고려인 복서’ 코스차 추·중미의 철권 펠릭스 트리니다드 등과 함께 중량급 전성시대를 다시 지핀 주역다웠다.
1라운드 공이 울리자마 쇠망치처럼 묵직하고 송곳처럼 예리한 펀치를 쉴새없이 내뻗으며 테일러를 몰아부친 모즐리는 첫 다운을 빼앗은 뒤 공세를 늦추지 않고 주도권을 잡아나가다 5라운드 막판 소나기펀치를 꽂아넣으며 ‘항복’을 받아냈다. 테일러측 코너는 그가 무차별 주먹세례에 코피를 흘리고 다리까지 풀린 채 도망다니기에 급급하자 심판 빅 드라큘리치에게 중단을 요구하며 백기를 들어버린 것.
"도대체 내가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처음부터 아예 ‘도전자 아닌 도망자’의 모습으로 내빼면서도 도합 32차례(112차례 펀치중)나 얻어맞은 테일러는 데뷔이후 29전만에 첫 패배를 당하고도 억울하다는 표정도 없이 챔피언 칭송에 바빴다.
반면 37번째 승리이자 34번째 KO승을 거둔 모즐리는 거침없이 내뱉었다.
"이제 나는 전체급 통틀어 최고다."
그러나 장담은 이르다. 그가 중량급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고비가 숱하다. 우선 추·트리니다드의 허리에 감긴 벨트를 벗겨내지 못하는 한 그 역시 중량급 대권후보중 한명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토요일밤의 제물 테일러는 비록 전적상 흠결이 거의 없는 도전자였지만 상대다운 상대와 싸운 경험이 적어 가중치를 그다지 인정받지 못했다. 모즐 리가 잽·스트레이트·훅·어퍼컷 등 복싱의 교과서로 불러도 손색없는 테크닉과 파워를 가졌음에도 이날 방어전에서 고작 175만달러밖에 받지 못한 것 역시 30만달러짜리 테일러격파에 너무 흥분하지 말라는 링밖 사람들의 진단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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