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은행들이 인수·합병(M&A)이라는 외부적 동력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뉴욕 연방은행이 발표한 연구보고서 ‘90년대 은행 자산의 집중 심화’는 지난 10년간 메가 머저가 몰고 온 금융계의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의 10대 은행 지주회사들이 차지하는 여신과 기타 자산 비중이 90년 25.6%에서 99년 44.8%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뉴욕 연방은행 소속 경제학자들인 케빈 스티로와 제니퍼 풀은 "빅 10의 자산 증가가 경영효율 제고라는 내부적 요인보다는 M&A에 힘입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영업의 활성화가 아닌 단순한 소유구조 변화에 따른 자산 이전이 점유율을 높인 것이라는 결론이다.
현재 총자산 기준 세계 10대 은행에 랭크된 미국 상업은행은 시티 그룹(7,170억달러)과 뱅크 아메리카(6,330억달러) 두 개다. 이 둘은 모두 지난 98년 각각 트래블러스 그룹과 네이션스 뱅크를 합병해 탄생했다.
M&A가 미국 금융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가는 통계가 보여준다. 지난 10년간 미국 상업은행계는 자산이 30% 늘었지만 숫자는 30% 줄었다. 상위 50개 지주회사의 자산이 상업은행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55.3%에서 68.1%로 증가한 반면 이들의 자회사 숫자는 628개(90년)에서 362개(99년)로 40% 이상이 줄었다.
빅딜을 통해 자회사를 감축하고 인원을 정리한 데 따른 결과다. 스티로와 풀은 이같은 집중화의 배경으로 규제 완화와 기술 혁신을 든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처럼 메가 머저를 통한 대형화가 반드시 효율성을 동반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특히 덩치를 키워 시장점유율과 자산을 늘려 가는 대형그룹이 금융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따른다.
연구자들은 실제 대형 은행들이 신규 자산 추가라는 기준으로만 본다면 소형 은행들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오늘날 50대 상위은행은 10년 동안 자회사들의 자산을 25% 늘렸지만 소규모 은행들은 41%의 자산 증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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